저장안하고 껐던거 마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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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에트를 찾아갈지 말지 고민하는 로미오
평소 나는 내가 할 일을 잘 알고, 화재를 진압하고 사람들을 구할때도 주저없이 돌진하며, 내 동생 일에 있어서도 막힘이 없다. 하지만 더러 의문이 일 때가 있다. 특히 내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그러하다.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그러고 나서 후회하게 될까 봐 늘 두렵다. 그런데도 뭔지 모를 힘이 나로 하여금 줄리에트 간호사를 찾도록 북돋는다. 어쨌든 그녀는 내게 편지를 남기지 않았던가. 동시에 또 다른 힘이 나를 만류하고 의지를 꺾는다. 그녀는 혼자 있고 싶다고 했고 옛 친구들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던가.
바네사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
늘 명쾌한 동생의 조언이 때로는 유용하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한다. 내가 너무 망설이면 동생이 밀어주고, 동생이 너무 돌진하면 내가 제동을 건다.
오늘은 동생이 날 밀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든다.
스키장에서 느꼈던 그 망치로 맞은듯한 깨달음..로미오는 나랑 나이가 비슷하다. 왜 내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릴때 망설이고, 후회할까봐 두려워하고. 오빠와 내가 로미오 남매처럼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였으면 하는 바람.
머리로는 각자의 성격이니 더 당찬 내가 더 도움을 주어야지 하지만. 마음은 그렇다.
이때의 나는 결정에 대한 책임을 두려워한것같다. 꽤 전보다는 (아니 확실히) 성장한 사고를 바탕으로 건전한 가이드라인을 생각했고, 제시했고, 실행하려는 중에 내 선택이 옳은것일까 한국적인 사고에 비추어 생각했던거같다. 그렇지만 정토회 진짜 고맙다. 정토회 아니었다면 ( 그렇다면 ) 정말로 불건전하고 끝없는 쾌락적인 관계를 맺고도 혼자서 괜찮다고 생각했을것이다.(if 니까 실행되든 안되든 ㅋㅋㅋ)
다행히도 어쩌다 어른 문성욱 강사편에서 선택과 결정을 두려워하고 '나'는 잘 살고있는가? 라는 질문에대해 여러 철학자를 통해 폭넓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왜 선택의 불안한마음을 갖게되는지 알게되었다. 이유는 이렇다.
사물은 예를 들어 헬리콥터는 어떤 물체를 날리기위해 만들어졌다.(본질이 존재에 우선함)
그러나 다른 여타의 사물과 달리 사람만큼은 툭 던져지듯이 존재가 먼저이고 목적을 찾아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삶의 목적을 정하면서 존재를 이끌어가는것이다.
그래서 잘사는가?혹 이 선택이 맞는가?
생활의 틈틈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된다는 것.
그래서 리빙보이인 뉴욕이란 영화를 계속 생각했다. 지하철을 타고 아버지를 미워하고 우울증에걸린 엄마를 보며 정작 자신의 삶에대한 깊은 고민은 하지못한채 방황하는 모습이 나는 아닐까. 환상에 기대어 그렇지 못한 현실에 젖어 정작 중요한 자신의 하루하루는 어떻게 할지 찾지 않는 모습. 환상은 행복한 가족일수도 있고,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아버지일 수도, 강하고 친절하고 다정한 엄마일수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자신의 모습일수도 있다. 다행이다. 내가 리빙보이 인뉴욕을 우연히 발견해서, 그리고 그게 이 만남 이전이어서. 덕분에 주인공이 내 모습은 아닌지 돌아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아버지 애인과 잠을자고 착한애인을 떠나게되는 모습도 이상하게해석할뻔했지만. 아, 그것보단 삶에 대한 질문과 노력이 빠져있는 부분을 주로 생각했다.
어찌보면 바쁘게 지내며 중요한 정신집중을 안하느라 지나칠 수 있었는데 (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는데 ), 핸드폰도 고장나고 남친이랑 싸우게된 것 등등 여러가지 사건이 나에대해 온전히 집중하고 생각을 충분히, 조급하지않게 돌아볼 수 있어서 가능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좋은 감정만 두고 증식시키다보면 그사람과 온갖 스킨십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입냄새와 별로인 모습때문에 마음이 떠날 수도.ㅋㅋㅋ 그러니 생각말고 도덕에 잡혀있지말고 적당히 확인해보는게 시간으로 보나 정신적으로보나 더 훨씬 낫다. 카톡 이런걸로 상상연애하고 싸우지말고 ㅜㅜ 정말로 만나란 말야.
나 어린편이다. 근데 이 한달간의 고민이 사실 후회되긴하지만 더 늙어서, 결혼해서, 애낳고나서 하지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철드는거랑 별개다.
인간이 나이들수록 철들고 성숙한 인간이 되란 법은 아니란걸 안다면,
또 다른 나인 당신이 지금 하는 고민을 진지하고 깊숙하게 들여보는게 매우 중요하다는 걸 잘 알겠지?
내가 지금하는 고민이 나이가 어리다고 우습다는, 고민도 사치라는 도그마를 버리란 얘깁니다. 사람 사는거 다 똑같고 그건 나이성별직업과 상관없다는 이야깁니다. 내가 하는고민이 내가 30살에 마주쳤다면, 혹은 결혼하고 마주쳤다면, 지금 마주친것보다 훨씬 더 큰 비용과 위험을 감수했을테고 그건 상상도 하기싫어요. 그런점에서 지금 이 한 달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자, 더 늙어서 좋은 일(?)하는 데 쓸 에너지를 줄였다는 점에서. 즉 샛길로 덜 샐수 있어서 (안샌다고 한적은 없음) 값진 경험이라는 거죠.
아냐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해. 진심으로 다행이야.
머리로만 알겠는데 가슴으로 모르는 그런 결과가 옳으니까 과정은 생략된 어설픈 결정을 안내려서.
정말 다행입니다.
자 그럼 이제 내 인생에대한 생각을 시작해볼까?
두렵긴 하지만 정답은 없다. 경쟁은 없다. 인생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