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ze-!

키득키득

by 갓구름

1.

여자는 종종 1Q84에 나온 자이언트들이 그녀를 지켜보고있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 책에는 작가가 만든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을 교차하는 설정이 있다.

캐릭터들만 존재하는 소설과 달리 자이언트들은 어디선가 캐릭터 곁에 항상 존재한다.

그리고 독자가 그들의 존재를 잊을쯤에 자이언트들이 지켜보고있거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문구가 나온다. 여자가 자이언트가 현실에도 존재할거라는 생각을 하게된 계기는 몇년전 쯤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여자에겐 아픈상처가있다. 힌트를 준다면 오프라 윈프리와 비슷하다. 그런데 여자는 상담도, 신고도, 가족조차 도와주지않는 모습에 무력함과 큰 슬픔을 느꼈기 때문에, 스스로를 구원하기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아질때까지 이야기를 했다. 물론 아무 사람에게만 말하는 건 아니다. 그녀에게 생긴 그 끔찍한 사건이, 그녀가 잘못한 건 아니니까, 구.태.여. 세상에 알릴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몇년전 친한 친구에게 그 일을 말할때, 어디선가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게됐다...


여자는 말간피부에 부드러운 인상, 어딘가 장난스러워보이는 모습과 반대로 씩씩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이 있다. 인상만 본다면 나이를 밝힐때 깜짝 놀라는 때가 종종 생기지만, 더 이상 사회가 정한 '좋아보이는'기준에 헤헤거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여자는 누군가 여자의 기분이 좋기위한 칭찬을 하거나-그저 묘사에 그치는 사실을 말하더라도-덤덤하게 웃어 넘기곤 한다.

남자는 일을 한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이고, 어깨에 새겨진 가장이라는 이름아래 가끔 부담이 되지만. 하고있는 일을 사랑하고, 사랑한다는 말로 하루하루와 맘에들지 않는 현실을 덮기에는 그저 일일뿐인 정도다. 싫어하는데 억지로 하는 많은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신기하다고 여자는 생각한다.


"형, 새로운 통역알바 뽑는대!!"


새로운 번역가를 뽑는다고한다. 또 지나가는 직원중 한명이겠지. 여태해왔듯 똑같이 차를 고친다.

차가 없으면 내 삶에 큰 축이 사라진다.

알바생 후보 몇 명이 면접을 보고갔다. 같이 일하는 곳 맘에 정말 들지 않는 여직원때문에 몇명이 왔다가는건지.

셀수가 없다.


여자는 떨리는 맘으로 택시를 탄다. 면접장소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공단어디쯤이다. 택시아저씨에게 위치를 말하니 아저씨가 웃으며 거기는 왜가냐고 한다.


" 알바생을 뽑는데, 면접보러 가요,"

" 아가씨가 참 예쁘네~ 아들있는데 며느리감이야"


역시나, 서글서글한 인상은 어딜가서도 비슷한 대화가 시작되게 만든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택시아저씨는 개인택시를 하기위해 시내버스를 운전해야한다며 경력을 쏟아놓는다. 본인이 원래 몇번을 운행했는지, 최소 10년은 해야 개인택시를 할수있다는 자랑섞인 이야기. 면접을 본다고해서 하이힐에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가 택시에서 내린다. 날씨가 쌀쌀해 스카프를 했다. 지도를 보아도 어딘지 몰라 담당자에게 전화를 건다.


" XX우드 보이시나요? 거기서 5분만 걸어들어오시면 보일거에요"


목소리가 친절해보인다. 어떤 사람일까. 여자는 전화를 끊고 가르쳐준 건물을 찾아본다. 보인다. 여기서 죽 걸어들어가면 되는구나. 대기업 로고가 박힌 새 페인트냄새가 나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간다.

건물 왼편의 천장이높은 가건물의 규모가 대단하다. 한국에도 이런데가 있나?

면접을 보기위해 들어간다. 외국인 엔지니어들 3명이 주루룩 들어온다. 사장과 여직원, 남직원까지 더하면 알바면접을위해 무려 6명이 여자 앞에 앉아있게 되었다. 이거 뭐지.


"'비가 차에 미끄러진다'라는 문장을 종이에 적어주세요."


여자는 비내리는 상황에 미끄러지고 있는 차를 떠올린다.

" The car has been sliding in the rain. "


떨리는 모습으로 반응을 지켜본다. 그럭저럭 괜찮다는 표정이 오가는것 같다. 이제는 통역을 테스트한다.

여자는 너무 떨려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뭐하는거냐는 표정이 여직원에게 떠오른다. 그럭저럭의 면접이 끝나고 언제부터 나올수있냐는 연락을 받게된다. 여자는 내심 기쁘다.



작가의 이전글인생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