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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대학교병원 Mar 07. 2022

코로나19 팬데믹을 교훈 삼아 건강한 미래로 나아가려면

홍윤철(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


사회 전반의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사회 전체, 특히 의료계는 커다란 시험대에 올라섰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이번 팬데믹을 교훈 삼아서 대응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갈리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인해 어떤 부분은 소멸하거나 몰락했지만 새롭게 대두된 또 다른 부분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14세 기에 발생한 페스트는 수많은 이들을 회생시켰지만, 중세의 암흑기를 끝내고 르네상스로 이르는 변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직면한 우리 역시 사회 발전 전략의 수정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유럽 최고의 석학인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건강과 섭생 등은 물론 수자원과 에너지, 생물 다양성, 상품 이송, 대중교통 등 사회 전반의 방향을 바꿀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중심 의료체계의 필요성 대두


보건 의료체계와 관련해서는 '질병예방', '건강증진'을 모토로 삼아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개별 질병이 아닌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돌보는 시스템, 질병에 걸리기 전 건강관리를 하는 예방 중심 의료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다른 아닌 지역사회 중심 의료체계라고 생각합니다. 중앙 집중형 보건 의료 시스템에서 탈중심 분산형 의료 시스템으로의 전환 즉, 근본적인 수준의 혁신을 꾀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역사회 중심 의료체계를 확립하려면, 제도 정비와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확충 등 1차 의료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건강 모니터링, 인공 지능(AI), 클라우드, 정보 보안 등 첨단 기술 및 산업 발전을 주목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료의 탈중앙 및 분산회는 개인이 거주하는 집과 주로 활동하는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보건 의료 서비스의 대부분을 경험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적극적인 변화로 미래 재난 예방할 것


'탈중앙 및 분산화'는 보건 의료체계 외에도 사회 전반에 적용할 만한 이슈입니다. 예를 들어 일찍이 '3차 산업혁명'과 '수소 사회'를 주창했던 문명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 역시 통신과 에너지, 교통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체계 전체가 중앙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으로서 저 역시 깊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 대응은 물론, 다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재난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윤철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 원장. 인간과 사회, 그리고 의료에 대한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해오고 있으며,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있다. 국제학술지에 400편 가까운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현재 대한민국 의학한림원과 한국 과학기술한림원의 정회원, 세계 보건기구의 정책 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질병의 탄생』, 『질병의 종식』, 『팬데믹』, 그리고 『코로나 이후 생존 도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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