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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결혼식

남아공을 아시나요

by Podo

대만에 온지 2년 6개월. 이 짧은 시간안에 난 아마도 평생동안 연락하고지낼 친구를 5명이나 얻었다.

난 친구가 그렇게 많지않다.

되돌아보면 싱가폴에서 보낸 1년, 얻은 친구 1명.

일본에서 13년, 얻은 친구 5명.

2년에 한명 생길까말까한 친구가 작은 타이페이안에 다섯명이나 생기니 안챙기던 경조사가 늘었다.

그리고 그 5명중의 2명인 그녀들의 결혼식. 정말 이결혼식만큼은 직접 가서 축복해주고 싶었는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식을 한번 미뤄야했던 탓에 나는 식을위해 예정했던 남아공여행을 그녀들없이 다녀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예정되었지만 결국 미루어진 결혼식날, 주인공의 한 신부는 두바이에서, 다른 한 신부는 타이페이에서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었고, 하객으로서 그녀들을 축하하는 대신 나는 사진기사가 되어 남아공 Durban의 아름다운 풍경사진과 바닷가사진을 찍어서 그녀들을 위로했다. 오늘이 결혼식인줄 알았는지, Durban은 더 이상의 날씨를 바랄 수 없을만큼 바람이 싱그럽고 하늘이 맑았다.


그리고 오늘, 며칠 후 남아공으로 식을 올리러 떠나는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두바이에서 꿋꿋히 생활하는 그녀의 안부를 듣고, 곧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그녀와 함께하기위해 떠날 준비에 바쁜 친구의 일상다반사를 듣고 또 나눴다.


만약 선택할 수 있었다면 게이가 아니었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말이 아프게 들렸던 그녀들의 결혼 준비 이야기. 부모님은 종교적 이유때문에 결국 양가부모 아무도 참석하시지않는다고. 게다가 식을 한번 미루어야했던 탓에 나처럼 여행일짜를 바꾸지 못해본식에 못오는 친구가 많아서 생각보다 작은 결혼식이 될거같다고했다. 그래도 서로를 볼 생각에 설레어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가슴이 부풀어올랐다. 부모님의 축복이 없어 아쉽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도 못가서 미안해.. 라고 작게 말했다.

그녀는 그래도 자기네들 덕분에 내가 그녀들의 모국에 다녀와줘서 너무 기쁘다고했다. 아름답고 강렬한 힘이 있는 이 나라를 자기는 너무 사랑한다고.


작년 이맘때는 주말 저녁 淡水근처 술집에서 같이 한잔하는게 흔한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네명이서 만날려면 비행기를 타야된다. 그러니 다음번 만날때는네가 왜 비행기를 타고 날 만나러 와야하는지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를 머릿속으로 열심히 궁리한다. 곧 아기를 가질거라는 그녀의 한방에 KO당하고 결혼할거 아니면 애기 보러 니가 오라는 그녀의 마무리에 백기를 들었다.


축의금을 건네고 그녀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니 그녀가 기쁜듯이 웃었다. 축하해 친구야.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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