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진짜 꽃이게, 가짜 꽃이게?"
"진짜 꽃."
"어떻게 알았어?"
"시들었잖아. 그러니까 진짜 꽃."
길을 걷는데 잠시 귀에 박혔던 대화. 생각해보니 완전하게 싱싱한 꽃은 늘 가짜였다. 진짜 꽃은 어딘가 결점을 꼭 하나씩 갖고 있었다. 꽃잎에 멍이 들었거나 줄기가 흐물거리거나 이파리가 말랐거나, 뭐 이런 것들.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 마음에 멍이 들고 다리가 흐물거리고 목이 바싹바싹 말랐던 날. 다행이다. 나는 아무래도 진짜 꽃인가 보다. (Oct30,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