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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Mar 05. 2024

부산 직장인이 외곽에 산다는 것

가수 브라이언은 서울이 갑갑하게 느껴져서

멀리 평택으로 이사를 갔다고 한다.

‘일 끝나고 집에 가면 일 끝난 느낌이 안난다.’라는

표현이 참 공감 갔다.


부산의 말그대로 중심부에 살던 시절,

일을 마치고 집을 돌아오는 길은

사무실에서 흘러나온 공기가 이어지는 듯했다.

집 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가고 나서야

온 세계를 감싸고 있는 도시의 북적임을

차단 할 수 있었다.

외곽으로 빠져나온 지금.

나는 퇴근을 하면 새로운 세계에 진입한다.

좁고 정비되지 않고 무채색의 건물들이 즐비한 곳을 벗어나 폭이 넓고 평평한 도로로 진입한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을 가로지른다.

운이 좋으면 철새들이 떼를 지어 가는 모습을 본다.

가끔 출장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엔

옆좌석 창문으로 끝도 없이 늘어진 갈대밭을 본다.

그 황토색과 황금색의 깃털같은 모습들은

운전중에도 힐끔힐끔 쳐다보게 만든다.

일을 마치고 조용한 동네에 들어오면

앞선 업무시간들로부터 분리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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