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OE 포 Mar 03. 2024

형제들의 결혼선물을 거절한 이유

MZ직장인의 미니멀라이프

결혼을 하게 되자 나와 남편의 형제들은

고맙게도 결혼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신혼집을 마련하며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구매했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주겠다고 하니,

선물을 받기 위해서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생각해내야 했다.

먼저 제안해준 스타일러.

고급 대형 블루투스 스피커.

식기세척기.

이리저리 고민해보았다.

그러나 성능이 좋은 비싼 물건들은 조용히 우리집에 오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의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비어있는 여백을 사랑하는 것인데 꼭 있지 않아도 될 물건들때문에 꾸역꾸역 채워지는 공간을 원치 않았다. (특히, 스타일러, 식기세척기는 정말 둘곳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더이상 필요한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그냥 축의금으로 받기로 했다.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니, 어떻게든 사용할 것만 같은 제품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공백을 유지하기 위해선 작은 욕심들 또한 없애야 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과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꼭 남들과 같은 물건이 필요하진 않으니까.

꼭 남들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으니까.

단촐한 우리집 거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인 실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