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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horism<소금 꽃>

하얗게 피어 슬픈 웃음의 꽃. 그리고 김민기.

by 김틈

고된 노동에도 꽃이 핀다.


소금 꽃.


작업복에 핀 소금 꽃은 아내와 딸에게 선물 하고픈


레이스 달린 공주 옷처럼 핀다.


소금 꽃 피워도 공주 같은 미소 생각하며


그 꽃은


젖었다. 마르고


울었다. 마른다.


바람이 불고 해가 넘어가면


꽃은 흔들리며 집으로 가야 하는데...


잔업과 수당에


투잡과 특근에


총알 배송과 민족의 이름으로


꽃은


꺾인다.


더위에만


꺾였을 까


지친 한 숨에만


꺾였을 까


지나가다 흰 꽃을 보면


아버지 작업복에 핀 소금 꽃이 생각나


웃어 주지도 못한다.


지금도 여전히 아직도


슬픈 꽃


소금 꽃


>>> 글 밥

김민기의 '소금땀 흘리 흘리'는 사물놀이와 김덕수 목소리가 더해져 잠시 김민기가 몸 담았던 농촌 풍경을 그려내다가도 또 현대 사회의 '막장'인 유통 플랫폼 노동자의 등을 떠올리게 한다. 노랫 소리가 그리는 소금땀, 소금꽃은 세마치 장단으로 흐른다. 일하고, 사랑하는 이 생각하고, 땀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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