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낙관적인
낙관은
지독한 비관에서 뚫고 솟는 샘
‘나의 해방일지’의 흰자위 같은
매일, 매 순간, 매번의
지갑과 사람과 웃음과 배려의 총량이
월급통장보다 빠르게 비워질 때
멀리서
멀다고 생각했는데
가슴 아픈 어린 날 친구의 부고
하루 종일 대청소를 하고.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피아노 뒤와
책갈피 사이와 아이들 낙서의 행간을 닦다가
한 참 서서
방바닥에 발라놓은 햇살에 뺨을 댄다.
그 뺨에서
지극히 낙관적인 샘이 흐른다.
멈추지 않고 흐른 샘이 얼굴을 적시고.
허기가 지니
만들어두었던 음식과
참았던 술병을 열고
잠시
비관한다.
또 잠시
낙관한다.
마음속 샘에서
음악이 들리고
유행가처럼
한 철 살아가는 삶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꼭
안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