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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연히 비관적인>

하지만 낙관적인

by 김틈


낙관은

지독한 비관에서 뚫고 솟는 샘

‘나의 해방일지’의 흰자위 같은

매일, 매 순간, 매번의

지갑과 사람과 웃음과 배려의 총량이

월급통장보다 빠르게 비워질 때

멀리서

멀다고 생각했는데

가슴 아픈 어린 날 친구의 부고

하루 종일 대청소를 하고.

궁금해하지 않아도 될 피아노 뒤와

책갈피 사이와 아이들 낙서의 행간을 닦다가

한 참 서서

방바닥에 발라놓은 햇살에 뺨을 댄다.

그 뺨에서

지극히 낙관적인 샘이 흐른다.

멈추지 않고 흐른 샘이 얼굴을 적시고.


허기가 지니

만들어두었던 음식과

참았던 술병을 열고

잠시

비관한다.

또 잠시

낙관한다.


마음속 샘에서

음악이 들리고

유행가처럼

한 철 살아가는 삶을

그 주변의 모든 것을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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