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싶었다 그의 안부를
그와 잘 가던 마트 앞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 그의 어머니를 보았다
그가 좋아하던 만두집 앞에서 그의 여동생을 보았다
묻고 싶었다
그는 잘, 살아, 있느냐고.
장을 보고 먹을거리를 사는 일상을 살고 있는 그의 가족
그렇다면 그도 잘, 살아 있다는 것일까
생각만하면 무섭고 불안한 그 지점
그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묻고 싶었다 그의 어머니에게-
종일 굶고 엄마만 기다리는 어린 아이들이 있는데
왜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느냐고
왜 그 어린 아이들이 배고픔에 익숙하게 만들었냐고
가지고 온 치킨은 왜 땅바닥에 던져버렸느냐고
그걸 허겁지겁 주워먹는 어린 그를 왜 말리지 않았느냐고
책을 좋아하던 어린 그가 책을 볼 때,
책장 넘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불같이 화를 내고 때려
왜 기어이 책을 덮게 만들었냐고
왜 점심 도시락을 한 번도 싸주지 않았냐고
그가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고 맞고 물건을 훔쳤다는 누명을 썼을 때
왜 그를 지켜주지 않았냐고 기어이 정학, 자퇴를 하게 만들었냐고
그때부터 병들어버린 채 성인이 된 그를 왜 한 번 따듯하게 안아주지 않았냐고
누구보다 반듯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일하는 그가
여전히 다 떨어져가는 옷을 입고 난방 한 번 안켜고 겨울을 나면서도
부모님은 따듯한 집에 부족함 없이 살게 하는 그가
여름 이불 겨울 이불을 따로 덮는지 몰랐다고
밥 먹을 때 국이라는 걸 같이 먹는지 몰랐다고
당황하고 머쓱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게
남인 나도 미치게 안쓰럽고 아깝고 화가 나는데
가족인 당신들은 받기만 하면서
왜 미안하다 고맙다 말하지 않느냐고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 그를
이제 대체 어쩔 거냐고
내가 잠시 잊고 있던 게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그의 안부와 상관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걸
그래서 내내 그가 아파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