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생일이 돌아오네요
언젠가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제가 늘 자신에게 아끼기만 하는 그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렇게 아끼다가 니가 계획한 거 못이루고 죽으면 어쩔 거야
니가 아끼며 모아둔 거 그 사람들은 그냥 다 쓰며 살 거야
그냥 널 위해 살아!'
'아니 나는 미래를 계획하고 아끼고 산 걸로 만족할 거야’
그는 몸이 아팠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래 희망이 없다 죽어야겠다 생각했겠죠
알콜릭으로 제정신도 아니었던 그때 어머니를 찾아갈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그들이 보호자가 되는 게 싫어 병원은 절대 가지 않겠다던 사람인데
제가 그를 떠나 그는 제가 아닌 어머니께 전화를 한 거였을까요
아님 그래도 마지막은 어머니가 있었음 하는 마음이었을까요
그는 살아야겠다 생각도 했을 겁니다
그는 삶에 대한
미래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본인에 대해서는 그랬는데
번번이 가족 앞에서 무너졌어요
진흙탕에 이미 반 이상 잠겨 있는 걸
건져낼 수 없다고 이미 틀렸다고 저는 그를 버렸습니다
그가 한 번 죽음의 앞에서 입원하고
살아냈을 때 또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때도 그는 그전과 같은 생각을 했을까요
그렇게 살아낸 걸 잘했다 생각했을까요
그가 떠나기 며칠 전
제게 하려던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아직 사진첩을 열다 무너집니다
검은 티셔츠에 청바지
저는 그게 너무 슬픕니다
사계절 없이 입던 그 얇디 얇은 청바지가
이 여름에 너무 아파요
그는 제가 아니었으면 살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