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침에
겨울 햇살이 내리는 아침
세상은 온통 이야기로 가득한데
나는 혼자서 길을 걷는다.
마른 풀, 마른 가지, 텅 빈 산책로에서
마음을 보듬어 줄 바람조차 없는
고요하게 시린 겨울 아침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운가.
매일 한 줌씩 삼키는 약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길 때면
마음 속 깊이 찬 서러운 우울에
내 눈에도 어느 새 하얀 서리꽃이 핀다.
세상의 끝을 부여잡고
오늘 하루를 또 견디는 것은
겨울에도 어김없는 햇살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찬란한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