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겨울 아침에

겨울 아침에

by 김도화

겨울 햇살이 내리는 아침

세상은 온통 이야기로 가득한데

나는 혼자서 길을 걷는다.


마른 풀, 마른 가지, 텅 빈 산책로에서

마음을 보듬어 줄 바람조차 없는

고요하게 시린 겨울 아침

세상은 왜 이토록 아름다운가.

매일 한 줌씩 삼키는 약을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넘길 때면

마음 속 깊이 찬 서러운 우울에

내 눈에도 어느 새 하얀 서리꽃이 핀다.


세상의 끝을 부여잡고

오늘 하루를 또 견디는 것은

겨울에도 어김없는 햇살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찬란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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