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크론, 홍한결 옮김, 『스토리 설계자』(부키, 2023)
스토리의 뼈대를 탄탄하게 만드는 비결
선택받는 책이 될 수 있는 것은 스토리에 달렸다!
리사 클론의 『스토리 설계자』가 부키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세계적인 스토리 컨설턴트이자 전문 연사인 저자는 출판사에서 근무하며 스토리텔링 전문가로 활약했다. 문학 에이전시에서 출판 에이전트로 활동하며 『왕자의 게임』 브라이언 코그먼, 『캐리비안의 해적』 스튜어트 베티 등 유명 각본가와 극작가 등을 배출해낸 UCLA 익스텐션 작가 프로그램의 강사이기도 하다.
많은 독자가 선택한 책은 어떤 의미로든 ‘좋다’고 할 수 있다. 스토리가 좋다거나, 감성이 좋다거나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스토리일 것이다. 스토리는 플롯과 같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서사의 흐름이 있는가 하면 사건을 통해 화자가 어떤 행동을 하며 영향을 받고 화자의 내면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와 같은 내적 투쟁이 존재한다. 저자는 후자가 좋은 스토리이자 잘 팔리는 스토리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내적 투쟁’이 있는 스토리를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 제시한다. 스토리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스토리의 본질과 오해를 다루는가 하면, 속 이야기를 설계하기 위해 육하원칙을 비롯한 세계관을 다루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내적 투쟁을 일으킬 서사의 시련을 마련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도입부를 다루거나 논리성을 채우는 작업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며 어려운 스토리 설계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감정을 바꾸는 것이니까.
당신은 그럴 힘이 있다. 이제 그 힘을 활용하길 바란다.
대학 시절 소설 수업 과제로 소설을 쓴 적 있다. 아마 마지막 소설이었을 텐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온 감정을 다 넣어서 썼었다. 그때는 플롯이나 주된 사건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끔 그 소설이 생각난다. 그 소설을 읽으면 대학 시절 어려웠던 나의 생활에 관한 감정이 먼저 떠오르고 그것을 쓰고 난 뒤로 난 소설을 쓰지 않게 되었지만, 어떤 마음 하나를 닦아낼 수 있었다고. 어떤 이야기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것이 스토리의 힘이자, 내적 투쟁의 힘이 아닐까.
저자는 스토리의 힘을 잘 아는 사람 같다. 구조적인 흐름과 플롯의 배치를 통한 효과를 언급하기 전, 마음에 관해 말한다. 마음은 본질적인 것이며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일까. 마음을 믿는 사람의 글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바꾸거나 최소한 돌아보게라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저자는 그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독자의 마음에 어떻게 닻을 내리는지 방법론적인 구성으로 책을 만들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본질적인 힘은 자신에게 있음을 인지하게 해주는 것 같다. 믿음은 믿는 자의 것이다. 하나의 믿음으로부터 나아가는 스토리의 가지를 저자의 책을 통해 오랜만에 자각하게 되었다. 소설을 꼭 쓰지 않더라도 이 책은 글을 쓴다면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