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유식, 무염 원칙 다시 생각해봐야"

[인터뷰] <고기 육아> 저자 우주맘 김슬기씨 1부

by 꿈의정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알겠지만 최근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등 SNS는 그야말로 ‘식단 전쟁터’다. 한쪽에서는 채식과 과일, 통곡물의 이점을 설파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육식과 지방 섭취의 필요성을 외친다. 이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이른바 ‘우주맘’이 있다. 그는 아이에게 고기를 충분히 먹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온라인상에서 열광적인 지지와 거센 비판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영상사도, 의사도 아닌 그가 영양학 콘텐츠 쪽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개인의 경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최신 영양학 논문과 방대한 문헌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우주맘은 언제나 압도적인 공부의 양을 바탕으로 빈틈없는 논리를 구축한다. 최근 출간된 저서 《고기 육아》는 그 치열한 연구의 결과물로, 아이의 먹거리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부모들에게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동시에 우주맘의 이야기는 가정의 식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린이집과 학교 등 공공 기관의 급식 지침과 영양 시스템을 향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우주맘의 콘텐츠는 지식이자 먹거리의 본질을 꿰뚫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마땅히 들어야 할 목소리이기도 하다.


4월 18일, 우주맘 김슬기 씨를 만났다. 이번 인터뷰는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현행 영양 지침의 모순과 기관 식단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식단 실천법을 다룬다.


KakaoTalk_Photo_2024-08-19-20-17-09 001.jpeg 우주맘 프로필 사진


Q. 10년 전부터 영양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미국의 기능 영양 코칭 과정까지 이수했다. 전공 직업과 상관도 없었는데 영양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성인·유아·아동 영양 정보를 알리고 있다.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

당시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고 수치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늘 아픈데 원인을 모른다는 게 이상했다. 그러다 ‘혹시 먹는 것이 문제 아닐까?’ 싶었고, 최신 영양학이라는 놀라운 세계에 들어오면서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만성 질환이 나았다. 그래서 이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후 아이를 낳으면서 보이는 것이 달라졌다. 아이들 손에 과일 음료나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들려 있는 모습을 통해 어른들에게 주로 나타나던 만성 질환이 왜 이제 아이들에게도 늘어나는지 알게 됐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덜 아팠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성인을 대상으로 할 때도 반발이 큰 내용이었다. 그런데 유아식·아동식으로 넘어오니 반응은 훨씬 거셌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를 늘려야 한다, 포화지방을 충분히 먹여야 한다, 24개월까지 무염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는 등의 콘텐츠에 엄청난 공격이 쏟아졌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영양 상식이 여전히 세상에 널리 퍼져 있다는 현실을 더 분명히 보게 됐다.


Q. 그래도 그 과정에서 느낀 보람이나 의미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콘텐츠를 통해 식단을 바꾸고 몸이 좋아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해오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아픈 아이가 나았다는 이야기는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나는 지금도 많은 공격을 받는다. 그런데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이 더 건강해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10년, 20년 뒤가 두렵다. 많은 중고등학생이 끼니 대부분을 편의점 음식으로 해결하고, 내 아이 또래인 5살 전후의 아이들이 초가공식품을 거의 매일 먹으며 자란다.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만성 질환 유병률을 생각하면 두려울 정도다. 이 문제는 개인의 건강에만 그치지 않는다. 공중보건 차원에서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도 엄청날 것이고, 건강하지 못한 상태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주축이 되는 일 역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의 영양이 결국 사회의 미래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기성 세대로서의 책임감 같은 것도 있다.


Q. 최근 유아 아동 식단을 다룬 책 《고기 육아를 출간했다. 저자가 직접 이 책을 소개한다면?

이 책은 그동안 내가 공부해 온 영양학의 이론과 실전을 망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최신 영양학을 근거로 건강한 식단의 원칙을 아주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이야기한다. 그다음 이 원칙을 식탁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식단 예시와 레시피를 함께 담았다.


이 책에 실린 이론과 레시피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나쁜 음식은 아이에게도 나쁘고,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영양 교육은 부모가 같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고기 육아》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고, 또 아이에게는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기 육아 입체표지.jpg <고기 육아> 표지 이미지


Q. 앞서 말한 것처럼 《고기 육아》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식단의 원칙과 그 원칙을 바탕으로 한 레시피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같은 기관의 전반적인 식단 지침에 관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나?

우선 영양 지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지금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맞추는 데만 초점을 두는데, 실제 어린이집 식단표를 보면 탄수화물 비중이 60~70%에 이른다. 이 자체도 문제인데 그 비율만 맞으면 무엇으로 채우는지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밀가루 음식이나 국수, 떡, 시리얼 같이 혈당을 크게 올리는 것들도 포함된다.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너무 자주 준다는 점이다. 보통 아이들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등원할텐데, 어린이집에서 아침 간식으로 죽이 나오는 걸 보고 놀랐다. 이후 점심도 탄수화물 위주로 나오고, 오후 간식으로는 초가공식품이 제공되기도 한다. 결국 아이들은 하루에 네 차례나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식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의 비중이 높아지면, 성장에 필요한 동물성 식품이 들어갈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총체적 난국이다. 탄단지 비율도 문제고, 구성도 문제고, 횟수도 문제다.


Q. 기관 급식은 영양사들이 나름의 기준과 지침에 따라 구성할 텐데,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영양사 입장에서는 국가 영양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탄수화물 비중은 60~70%로 맞추고, 포화지방 섭취는 낮추고, 나트륨은 줄이라는 식의 기준 말이다. 설령 여기에 문제의식을 느끼더라도 국가 정책이 이렇게 정해져 있으면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처럼 식이 지침 자체를 손보는 본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해결되기 어렵다. 실제로 이 문제를 고민하는 영양사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식단 구성을 최대한 좋게 가져가려 노력하지만,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또 하나는 예산의 문제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026년 기준 어린이집 1인당 식품비는 약 3,150원,

초등학교는 3,735원 수준이다. 나는 이 숫자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가 과연 아이들의 영양에 정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식단을 더 건강하게 짜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Q. 나 또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어린이집 식단에 초가공식품이 너무 자주 사용되는 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작가님께서 국민청원에 어린이집 초가공식품을 금지하자는 청원을 올렸다가 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좀 놀랐다. 오히려 열렬한 응원을 받을 줄 알았다.

우선 찬반의 정확한 비율까지는 알지 못한다. 찬성하는 분들은 동의했고, 반대하는 분들은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엄청난 비난을 받긴 했다. 그 반응을 보면 여러 층위가 있었다. 일단 무엇이든 많이 먹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이를테면 학부모들 가운데 아이가 하교 후 집에 와서 밥을 찾으면 학교에 항의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밥을 안 먹고 왔니?”

“맛이 없어서 안 먹었어.”


이러면 문제를 삼는 식이다. 건강한 메뉴라도 아이가 잘 먹지 않으면 잘못된 식단으로 여기고, 반대로 초가공식품이나 레토르트, 튀김 위주의 음식이라도 아이가 많이 먹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 팔로어 중 한 분도 어린이집 학부모위원회에서 초가공식품을 식단에서 빼자는 안건을 냈지만, 전원 반대로 무산됐다고 했다. 지금 현실이 그렇다.


이건 좀 충격인데?(웃음)

생각보다 아이 영양에 관심이 없는 부모들이 많다. 또 당시 내가 했던 청원에는 탄수화물 비중을 줄이고 동물성 식품을 늘려 달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일부 영양사들이 이 주장을 자신들을 향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한 영양사가 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그 글이 꽤 큰 이슈가 됐다. 그분의 주장을 요약하면 “아이들의 뇌는 포도당밖에 쓰지 못하는데, 어떻게 탄수화물을 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 뇌는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포도당은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도 단백질, 지방의 일부를 이용해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때 나는 영양사가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도 모른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어쨌든 내 주장이 사람들에게는 급진적이고, 극단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Q. 최근 미국의 식이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변화의 긍정적인 지점과 한계를 짚어주신다면?

그동안 미국이든 한국이든 영양 정책은 탄수화물 중심이었고, 저지방 도그마가 지배하고 있었다. 이 단단한 틀이 바뀌었다는 점, 처음으로 과학을 근거로 한 지침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기쁘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겉으로는 동물성 식품이 인정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포화지방 섭취를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동물성 식품의 섭취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인간이 본래 먹어야 할 만큼의 고기를 충분히 먹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결국 높아진 단백질 권장량을 맞추려면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콩이나 씨앗기름 소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는 각자 판단해 조절할 수 있지만, 국가 지침을 따라야 하는 공공기관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서 지침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는 반갑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뀐 식단 지침.jpg 미국의 바뀐 식단 지침


Q. 한국의 현행 영양지침은 예전 미국의 지침을 따라 만든 것이 아닌가. 이제 미국이 바뀌었으니 앞으로 한국의 기관 식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솔직히 회의적이다. 한 번 정설로 굳어진 것을 뒤집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 이것을 바꾸려 하면 여러 층위에서 반발이 일어날 것이다. 내 예상이지만, 특히 전문가 집단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그동안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권했던 내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동안의 기준을 전복해야 한다. 과연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전문가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제 지침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Q. 미국은 그걸 해낸 거네?

그런 셈이긴 하다. 다만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이 변화가 하필 트럼프 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변수라고 생각한다.(웃음) 정권이 바뀌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의 변화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내가 처음 키토제닉 식단을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 전이다. 지금도 욕을 먹는데 그때는 오죽했겠나.(웃음) 이제 와서야 겨우 일부가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지금 바뀐 미국의 식이 가이드라인조차 온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정도의 변화조차 한국이 받아들이려면 또 1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되든 안 되든, 욕을 먹든 안 먹든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변화가 조금이라도 앞당겨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라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기관의 식단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첫째, 초가공식품을 아이들에게 보상처럼 제공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어른 입장에서는 아이를 통제하기 쉬운 방법일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이는 보상회로를 자극할 뿐 아니라 초가공식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 가정에서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기관에서도, 어린이 전문병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비타민 사탕도 사탕이다.


둘째, 식단에 초가공식품이 일상적으로 포함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짜 먹는 요구르트, 향료가 들어간 우유, 첨가물이 많은 음료, 당이 가득한 요구르트, 빵, 케이크, 인스턴트 핫도그 같은 것들이 아이들 식탁에 너무 자주 올라온다. 이런 음식들은 아이들 몸에 필요한 영양을 주는 게 아니라 독을 주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그 자리를 아이들에게 필요한 동물성 식품으로 채워야 한다. 식판을 예로 들면, 밥이 차지하던 자리에 양념하지 않은 고기가 들어가는 식이다.


Q. 우리가 지금 이야기한 문제들은 결국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단기간에 해결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아이가 기관에 다니더라도 가정에서 건강하고 이상적으로 먹이면 건강 측면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까?

희망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솔직히 이 문제는 아이마다 타고난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다. 비교적 튼튼하게 태어난 아이들은 기관에서 다소 아쉬운 식단을 먹더라도, 가정에서 잘 먹이면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강연 등에서 만난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심한 아토피가 있거나 선천적으로 소화 기능이 매우 약한 아이들도 있다. 말씀드리기 괴롭지만, 이런 아이들은 결국 가정에서만 케어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건강한 아이든 그렇지 않은 아이든, 기관에 다니든 아니든,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한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먹이는 일은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사실상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가장 이상적인 식단에 관해서는 2부(https://brunch.co.kr/@poemoon/37)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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