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된 유아, 이유식 미신을 바꿔야 한다!

[인터뷰 2부] 고기 육아 저자 우주맘 김슬기씨

by 꿈의정원

1부(https://brunch.co.kr/@poemoon/36)에서는 현행 영양 지침과 기관 식단의 문제를 짚었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이어진다. 아이는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많은 부모들이 막연한 불안과 상반된 정보 사이에서 답을 찾지 못한 채 흔들린다. 최근 출간한 《고기 육아》는 바로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2부에서는 아이 식단의 핵심 원칙부터 아침 식사 아이디어까지,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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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님께서는 저서 《고기 육아》를 통해 아동이든 성인이든 결국 수렵채집인에 가까운 방식으로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식단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우리 몸은 250만 년 전 수렵채집을 하던 인류 조상과 유전적으로 같다. 즉 그들과 같은 인체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인류는 약 250만 년 동안 동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먹어왔다. 반면 인간이 정착해 곡물을 중심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고작 1만 년 정도이고, 지금 우리 아이들 식탁을 점령한 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가공식품은 길어야 150년 남짓의 역사밖에 되지 않는다. 이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이런 주장에 대해서 “조상들의 식사와 현대인의 삶은 너무 다르지 않느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활동량도, 수명도, 환경도 다른데 그 식사 원칙을 그대로 가져와도 괜찮을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환경은 너무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바뀌었다. 결국 문제는 몸보다 환경에 있다. 진화의 속도를 바꿀 수는 없으니, 가능한 한 환경을 몸에 맞게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식이와 영양을 다뤘지만, 사실 이런 원칙은 생활 전반에도 이어진다. 아침에 일어나 움직이고, 먹을 것을 구하고, 부족원들과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지면 자는 리듬 말이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모든 것을 과거와 똑같이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먹고, 자고, 일어나는 기본 생활만큼은 인간의 본래 리듬에 더 가깝게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나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늦게 자는 생활 습관 역시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Q. 탄수화물 문제도 짚어보자. 정제 탄수화물이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은 이제 비교적 널리 알려졌지만, 오트밀이나 통곡물은 여전히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작가님은 ‘오트밀을 버리라’고 말했다. 관련해 설명해 주신다면?

많은 부모들이 오트밀을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며 아이 아침으로 오트밀 포리지 같은 것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통곡물이 건강식으로 알려진 배경에는 식이섬유로 둘러싸여 혈당을 천천히 올리고, 그 안에 영양분도 들어 있기 때문에 몸에 이롭다는 ‘상식’이 있다. 하지만 실제 연속혈당측정기로 비교해 보면 통곡물을 먹을 때와 흰쌀밥을 먹을 때 혈당 차이가 아주 크지 않다. 설령 혈당이 조금 천천히 오른다고 해도, 결국 들어온 당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오트밀을 비롯한 통곡물의 껍질을 이루는 불용성 식이섬유는 아이들의 미숙한 장에 물리적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하나는 항영양소의 문제다. 식물은 동물처럼 포식자를 피해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화학물질을 지닌다. 이런 성분은 장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원래 흡수되어야 할 미네랄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몸 안에서 결석 형성에 관여할 수도 있다. 어쩌다 한번 먹을 수야 있겠지만 건강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먹는 것은 곤란하다.


Q. 《고기 육아》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루는 것 중 하나가 기름인데, 좋은 기름은 무엇인가?

버터, 기버터, 라드(돼지기름), 텔로(소기름) 같은 동물성 기름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에서 우리 뇌가 케톤체를 쓴다는 얘기를 했는데. 케톤체는 지방이 분해될 때 생성된다. 그 외에도 포화지방은 세포막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고 호르몬을 만드는 등 여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물이지만 코코넛 오일과 아보카도 오일도 포화지방이 많다. 올리브유는 단일불포화 지방산 중심이어서, 나름 산화에 강하다. 나는 냉추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어두운 유리병에 든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


Q. 작가님께서 나쁜 기름으로 꼽는 것이 카놀라유 같은 씨앗기름(현미유,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이다. 그런데 카놀라유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기름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다. 오메가3 지방산이 많고 오메가6 지방산 비율도 나쁘지 않다는 이유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카놀라유는 분명히 좋지 않은 기름이다. 왜 그런지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웃음), 오메가3와 관련해 물으셨으니 그 부분만 말씀드리겠다. 오메가3가 우리 몸에 들어와 유익하게 작용하려면 변질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그런데 카놀라유는 제조 과정에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오메가3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은 산소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메가3 영양제를 살 때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보통 빛과 공기를 차단할 수 있게 포장되어 있고, 한 알씩 개별 포장된 경우도 많으며, 어떤 제품은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되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산화된다. 변질된 오메가3는 그냥 독이다.


Q. 유기농 냉압착 카놀라유도 있는데, 이걸 쓰면 되지 않을까?

카놀라유를 보통 어떻게 쓰나. 결국 불에 올려 조리하지 않나. 만약 카놀라유 안에 온전한 오메가3를 담아둘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해도, 불에 닿는 순간 바로 변질된다.

또 하나는 형태의 문제다. 오메가3가 아이들의 뇌와 신경 발달에 제대로 쓰이려면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되는 형태여야 한다. 식물성 오메가3는 ALA(알파리놀렌산) 형태인데, 아이들의 뇌와 신경 발달에 더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DHA(도코사헥사엔산)와 EPA(에이코사펜타엔산)다. ALA는 EPA나 DHA로의 전환이 어려운데, 그마저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전환율은 더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카놀라유를 좋은 오메가3 공급원으로 보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없다.


Q.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무염·저염에 대한 문제 제기다. 많은 부모들 사이에서 24개월 이전에는 무염이 원칙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식재료 자체에 나트륨이 들어 있으니 굳이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놀랐다. 만약 동물 내장을 포함해 고기 중심으로 이유식을 한다면, 이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어느정도 나트륨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식 이유식은 어떤가. 대개 쌀이 기본이고, 그다음으로 채소가 많이 들어가며, 고기는 상징적으로 조금 넣거나 거의 넣지 않는다. 쌀과 채소에는 나트륨이 거의 없다. 또 중요한 것은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인데, 한국식 이유식은 나트륨은 적고 칼륨은 많은 편이라 그 균형이 깨진다. 그래서 한국식 이유식이라면 오히려 더 간을 해줘야 한다.


나트륨이 우리 몸에 미치는 다양한 역할을 생각할 때 24개월 이전이든, 그 이후든 무염이나 저염은 명백하게 좋지 않다. 그렇다고 고염을 하자는 게 아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저염이 아니라, 적정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Q.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있다. 250만 년 전 수렵채집인들은 오늘날처럼 간을 해서 먹지는 않았을 텐데, 이렇게 보면 소금이나 간장을 사용하는 방식 역시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아닐까?

우리가 아무리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한다고 해도 수렵채집인과 현대인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들은 소위 ‘코부터 꼬리까지’ 남김없이 먹었다. 내장은 물론이고 혈액까지 섭취했다. 이런 부위에는 나트륨이 훨씬 더 풍부하다. 반면 현대인은 대부분 살코기 위주로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렵채집인과 같은 방식으로 영양 균형을 맞추기 어렵고, 그만큼 나트륨을 따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Q. 보통 부모님들이 아침을 어떻게 차려야 할지 어려워 하는 것 같은데 관련해서 <고기 육아>에 실린 레시피 중 몇 개를 소개해 준다면?
첫 번째는 고깃국 종류들이다. 고깃국만큼 아이 건강과 면역을 지원하고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는 메뉴가 또 있을까 싶다. 자기 전에 슬로우쿠커에 재료들을 넣고 돌리기만 하면 되니 이보다 간단하기도 어렵다. 국으로 우러나온 고기의 영양이 아이의 하루를 책임질 것이다.


레시피1.jpg 사골 도가니 스지탕


두 번째는 일종의 브런치 메뉴다. 다만 시중의 햄, 소시지, 베이컨은 질이 낮은 고기를 쓰거나 당분과 합성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제품을 고르느냐가 중요하다. 방목 육류를 원료로 하고 불필요한 첨가물 없이 만든 가공육,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빵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좋은 아침 식사를 차릴 수 있다.


레시피2.jpg 엄마표 브런치


Q.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먹이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것만은 꼭 바꾸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식단을 바꾸는 게 엄청난 결심이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보다 감정의 벽을 넘는 일이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식단을 바꾸려면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하고, 그 확신은 결국 공부에서 나온다. 그래서 아이를 먼저 바꾸려 하기보다 부모 자신부터 바꾸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직접 공부하고, 자신의 식단을 바꿔 보고 몸의 변화를 느끼면 자신감이 생기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고기 육아》를 읽게 된다면, 무엇보다 먼저 부모 자신에게 적용해 보길 권한다. 원칙을 이해한 뒤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2주 정도라도 먹어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변화가 좋다고 느껴진다면 그다음에 아이에게 적용하면 된다. 그렇게 접근하면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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