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따라 울다
내 가진 것을 고르다 내 한테 없어야 할 것들을 골라요 필요보다는 불필요를 고르는 것
으뜸은 철 지난 옷도 아니고 읽지 않는 책도 아니고 구멍 난 양말 혹은 칠 벗겨진 책상도 아니죠.
빈 벽을 긁고 자꾸 술을 부르고 염장질하는 못된
질기게 안고 있으면 기쁘다가도 잔인하게 가난뱅이로 만드는 것
풍요와 빈곤과 기아와 우울과
미련 가지고 있던 것들을 골라 과감하게 버려요
나를 끌고 다니던 가방도, 허상을 바로잡아주던 책도, 날 온건히 잡아주던 사상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끝도 없어
뒤돌아보니
우두커니 서 있는 당신
펑펑 우는 달이 보름, 보름 같이 우네요
새벽녘이 스산하게 옷 갈아입는 아침까지 쓰레기 더미 곁에서 엉엉
따라 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