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당연한 삶의 경험
by
한진수 Poesy
Jun 8. 2023
해변을 걸으면
맨발에 묻어나는 모래
내가 모르는 시간을 지나
나의 발치에 이르른
이 희디흰
모래
작약꽃처럼 흰 모래알들을 살펴보다
무릎을 끌어안고
아이처럼
울면
거대했던 바위가 파도에
침식되어 작은 모래 알갱이로 변했듯
나도 자그마한
아이가
될 것 같은 순간이 온다
왜냐하면 눈물이 홍수처럼 넘쳐난다면
그
리고 이 슬픔이 그치지 않는다면
바위가 모
래알이 되듯이
나도
그리되고 말 테니까
점점 작아지고 작아지다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마는
밤의 여느 사소하고 작은 운명과 다르지 않게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로 떠나는
작은 문을 열 수 있을 만큼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된 나는
동화 속 세상과 모험을 찾아
떠나 볼 수도 있을 것만 같아졌다
홀로 된 밤에 울음을 터뜨리면 온몸이
눈물이 되어 녹아버리는 것만 같다
시들어버린 하얀 작약이
물거품으로 부서져 내리고
잠시
모래가 되었다
가
흙이 되고 다시 불꽃처럼 작약으로 피어나는 운명처럼
다시 말
하
자면
세상 속의 여느 사소하고 당연한 삶처럼
keyword
시
작약
바다
1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한진수 Poesy
직업
시인
사슴 브로치와 소녀
저자
고전예술(클래식음악, 고전문학, 서사시, 신화, 민담, 고전회화)을 좋아하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시인
구독자
79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우리들의 영혼
출발과 직감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