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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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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수 Poesy
Dec 30. 2023
행복할 때, 나는 그 행복하다는 사실과 소중함을 모른다
비가 그친 후 들판에 꽃이 피듯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행복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의미 없게 낭비되고 소진되어 버린 행복한 날들
젊은 삶 속에 내가 분에 넘치게 부렸던
행복의 사치
오늘 나의 마음이 숨죽여 흐느끼는 것은
오늘날 마음이 아픈 이유는 내가 정상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래되고 낡은 시청 건물, 기름칠 되지 않은
문 경첩이 닫히는 달그락거리는 쇳소리는
그런 마음 헤아려 대신해 울어주듯이 비통하다
행복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해 의미 없이 떠나보낸 이가
아무것도 없이 비애에 잠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폭설을 붓는 겨울 하늘은 무섭고 차갑게 앞으로 펼쳐져 있는데
폭설은
언젠가 멎을 것이고
봄은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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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수 Poesy
직업
시인
사슴 브로치와 소녀
저자
고전예술(클래식음악, 고전문학, 서사시, 신화, 민담, 고전회화)을 좋아하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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