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했던 시, 분, 초, 하루였지만
이제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건들로
첫사랑의 순진했던 마음도 희미한 이뤄지지 않은
약속으로 남겨져야 한다
거리를 지날 때, 행복한 추억으로부터
온 세상이 합심해 입술을 굳게 다문 듯한
뜻 모를 적막이 엄습해와도
함께 소소한 주말 일상을 공유하던
꼭 손을 마주 쥐고 열던 에클레어 가게의 문은
이제 닫힌 채 잠겨있고
-그곳에 함께 앉아 그려보던
정원 있는 드림하우스를 너는 기억할까
이제 나는 다만 혼자이고 싶을 뿐이다
조용한 방에서 생각에 잠겨 침대에 앉아
객관적으로 지난 삶을 보고 싶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고 먼 길을 응시하려면
응당 그러해야 하듯이
가장 소중했던
삶이라는 일기장의 페이지를
그저 희미한 추억거리라며 넘겨야 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존재한 적 없었던 사람이라고 자기기만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