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회피하고 싶어도
다시 찾아야 하는 차가운 납골당처럼
잊혀지려 할 때 잊어선 안 되는
이름 앞에서
바쁘다는 핑계 없이 우두커니
삶을 관조하게 되는 날이 있다
고된 삶의 끝에 선 나이든 할머니가
바다에서 휴식을 찾듯이
그녀의 이마를 두드리는
세찬 물결 소리를 들으며
저물어가는 과거가 되어가는 것들에게
외면할 수 없는 떠나가는 것에게
이를테면 다 삭아버린 망시리나 원담에
안부를 전하는 것이다
먼 서쪽 바다 수평선 너머 몰아치며
사라진 수많은 테왁들을 두드리고 있을
거친 물결 소리를 상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