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

by 한진수 Poesy




보살피는 난초가

대단하기보다는

씩씩하기를 바라는

소중히 난초를 가꾸는 마음은

병들고 아픈 난초를 보며 마음 아파했고

꽃피운 난초를 보면 기뻐했다


우리가 삶의 서글픔조차

대담하게 아낄 수 있길 바란다면

또 얼마나 많은 여름 동안

얼마나 많은 난꽃이 지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할 것인가


삶의 고통마저 사랑할 수 있게 되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봄에

겨울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괴로움을 다정하게 대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해 뜰 녘,

얼마나 많은 별들의 죽음을 지나야만 하는가


기르는 자식이

대단하기보다는

건강하기를 바라는

유약한 부모의 마음은

그럼에도 여전히

병든 난초잎을 쓰다듬으며 괴로워하고

꽃피운 난초를 보면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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