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by 한진수 Poesy




새는 날아가는 법을 잊는 일이 없고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선글라스를 선물한다

때문에 날갯짓을 시작한

아이들은 세상이 흑백일 것이라고 여긴다


선글라스를 끼고 자라며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객관적인 척도로 부모의 칭찬을 소망한다


어린 새들이 입에 거품과 채찍을 물고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참혹하고 단순한 모습을

경건하게 지켜본 우리들은


아이들이 행복한지, 아니라면 행복해질지에 대해

저마다 여러가지 가설을 떠올린다


언제 아이들이 선글라스를 벗고

세상의 다양한 색채를 배우는 게 좋을지


아이들이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떤 직업을 갖는가를

자기 삶의 성적표처럼 받아들이고

자랑스러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우리들의 눈에도

비슷한 브랜드의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는지


삶을 어느 지점에서 미분해도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순간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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