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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Dec 25. 2017

60억 대륙의 입맛 그 뒷편에 숨겨진 이야기-볶음요리

[지금,중국#5. 알쏭달쏭 놀랍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우리가 알고 싶고

또 알아야 할,

지금 중국,

지금 중국어.


그 다섯번째 시간인 오늘은

60억 대륙의 입맛

그 속에 담겨있는

놀랍고도 놀라운

중국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한다.


60억 대륙의 입맛

그 뒷편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

바로, KFC와 스타벅스의 고군분투 스토리!


하지만 오늘 이야기 할

60억 중국인들의 음식,

그리고 입맛에 관한  이야기는

 

서점 가판대에 놓여진

흔한 중국여행가이드 책을 통해  

누구나 쉽게 습득할 수 있는  

혹은,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중국 음식의 뜻, 중국어 읽는 법 등의

흔하디 흔한 정보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신, 진짜 우리가 진정 궁금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고 ,

그 어떤 곳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었던,  

하지만 중국음식을 먹으며 항상 궁금했었던 것들,    


예를 들자면,   

중국요리엔 왜 그렇게 유독 볶음 요리가 많은것인지  

또 왜 그리 특이해 보이거나

이상해 보이는 음식이 많은 것인지

대체 그 안에 녹아있는 중국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은 무엇인지 같은 것들에 대해서이다.


필자는 수년 간의 중국현지 생활을 통한 고찰,

그리고 음식전문기자 생활을 통해 켜켜이 쌓아온

음식문화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60억 대륙의 입맛 그 뒷편에 숨겨진

중국을 전격 해부해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필자는 

그러한 중국인들의 사고방식과 문화가  

중국시장을 노린 외국 프랜차이즈 기업의 성공여부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탐구까지도

함께 진행해보고자 한다.  


STARBUCKS는 중국 런칭 초기

대륙의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고생을 면치 못했고,  

그 반면, KFC는 놀라운 현지화 정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대륙에 안착, 중국인의 대표적 국민 외식 공간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과연, 이 두 프랜차이즈 기업에겐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까?


중국을 정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중국인의 어떤 사고방식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1. 중국음식 하면 튀김과 볶음이지!

그런데 대체 왜?    


사진1: 사천성의 대표볶음음식 마라샹궈麻辣香锅[málàxiāngguō]. 센 불에 각종 재료들을 기름에 볶아낸 마라샹궈는 중국 음식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 비빔밥 문화가 있다면  

중국에는 볶음요리와 튀김 음식의 문화가 있다.  


우리는 중국요리하면 자연스레

탕수육을 비롯한 각종 튀김요리, 혹은

여러 해산물과 야채를

기름지게 볶아놓은 요리 사진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물론 한국의 비빔문화나

중국의 볶음문화나

둘 다 다양한 재료를 한 입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긴 하나,


한국의 비빔문화는 고추장, 간장 등의

양념을 통해 버무려진 다양한 식재료 고유의

한 데 즐긴다는 것에 그 특징이 있는 반면,


중국의 볶음문화는 기름과 고온을 활용해

단시간에 다양한 식재료를 하나의 맛으로

응축시키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우리의 비빔밥이 다양한 재료들이

하나의 양념의 옷을 다 같이 "입는 것"이라면  


볶음은 각 재료 고유의 맛을 고온과 기름을 통해

녹여내어 다시 복합적인 하나의 맛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간결하고 담백한 맛을 즐기는 한국인에 비해

중국인들은 한 번의 숟가락 질,

한 번의 젓가락질을 통해서도

풍부하고 다채로운 맛을 얻기를 원한다.


우리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에 먹는 탕 마저도

중국인들은 먼저 볶거나 튀겨낸 다음에

묵직하게 다시 끓여내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낸다.

 

즉, 다양성에 대한 욕망이

각기 다른 식재료를 한 곳에 모아

기름을 통해 센불에 볶아내거나

튀겨내는 문화를 발달시킨 것이다.


이는 또한

지금중국 3화 타오바오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인들이 가진 인센티브에 대한 민감성과

화려함을 향한 욕망이

기저에 녹아있다고 볼 수 있는데,


우선 하나의 요리를 통해

여러 맛이 녹아있는 복합적 맛을

느낄 수 있는 볶음요리가

기회비용에 예민한 중국인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깔끔함과 담백함보다

화려함과 세련됨을 추구하는

중국인의 문화적 본질에

가장 걸 맞는 조리방법이


기름으로 인한 윤기로

극강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 볶음과 튀김요리였다고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2. 언발란스와 도전의 미학  



중국인은

하늘을 나는 것으로는 비행기

땅에 존재하는 것으론 식탁

바다에 있는 것으로는 잠수함을 제외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인의 음식에 대한,

그리고 음식을 향한

관심과 집착, 열정과 욕망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단순히 음식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넘어

음식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인의 상상력과 도전정신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담백함을 무미건조함으로  

심플함을 재미없음으로 여기는 중국문화.   


이러한 사고방식은

첫번째 언급한 볶음 요리문화의 원류와

연장선상에서 해석해낼 수 있는 특징으로,


중국인들에겐 조화와 균형미보다   

다양미와 혼합미를 추구하고자 하는

본성과 욕망이 내재되어 있고


그들의 혼합을 향한

상상을 초월하는 궁금증과 욕망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언발란스한 재료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내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에

낯선 조리법을 혼합해  

자연스레 하나의 색다른 맛을 이루어내는

진풍경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사진2:이것은 튀김만두일까? 아님 튀김 아이스크림일까? 정답은 튀긴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튀겨먹는다는 상상, 60억 대륙인만이 가능한 패기일 것이다.
사진3:오이를 된장에 찍어먹으란 법만 있냐? 중국인들에게 오이는 생으로 먹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볶음 음식 재료이다.



그 어떤 고정관념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식재료들을 한데에

융합시키고,

전혀 상상해본 적 없는 조리법을

과감히 시도하는,


예를 들자면,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튀겨먹는 것,  

바삭함이 매력인 오이를 볶아 먹는 것,  

이렇게 우리로썬 믿기 힘든(상상도 할 수 없는)  

개방적 시도와 진취적인 도전이  

중국 음식에선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사진4: 중국의 대표 감자칩 브랜드 乐事의 인기3종 맛. 믿기 어렵겠지만 대륙에서는 토마토맛, 오이맛, 요구르트맛 감자칩이 적지 않은 인기를 얻으며 팔리고 있다.

이는, 음식을 넘어

중국인들의 국민 과자인

감자칩의 맛 종류의 다양성까지

영향을 끼쳤는데,


중국에는 우리의 상식으로선 도저히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기상천외한 맛의 감자칩이 존재한다.    


오리지널, 베이컨, 훈제 맛을 넘어

김치맛, 북경오리맛, 파맛, 박하맛

심지어 오이맛, 요구르트 맛까지

등장했다.


맛있는 감자칩을 먹을 때

맛있는 "음식맛"도 함께 맛보고 싶다는

중국인들의 기회비용에 대한 경제관념이

그대로 과자시장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다소 언발란스하거나

억지스러운 조합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나,


앞에서 언급했듯

중국인들에게는

균형과 조화 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다양성과 경제성이기때문에


"믹스"만 존재하고 "매치"는 없는

"믹스"앤"믹스'가 판을 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니, 지금 막, 지금 중국어를 읽은 독자여.


중국을 이해하고 싶거든

중국을 요리해보고 싶거든,  

먼저 중국을 맛보라.  

그리고 그 맛으로 그들을 이해하라.    


오늘의 지금 중국어 한마디   


 마라샹궈먹자~ 어때? 
츠마라샹궈, 쩐머양
吃麻辣香锅,怎么样?
  [chīmálàxiāngguō, zěnmeyàng?]





*본 칼럼은 저작권 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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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시간에는 60억 대륙의 입맛, 그 뒷편에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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