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중국#57. 알쏭달쏭 궁금한 재미있고 신기한 중국문화이야기]
안녕하세요.
중국 읽어주는 시인,
시인의 정원입니다.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알쏭달쏭 재미난
중국문화 이야기는
바로,
"한국에 열풍 중인
'중국음식'"입니다.
한때,
중국음식은
외식문화의 꽃으로 불렸었죠.
부모님과 손잡고
윤기 가득한 짜장면을 떠올리며
목욕탕을 걸어나오던 기억
다들, 있으실텐데요.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는
짜장면,짬뽕,탕수육으로 대변되던
이 중국음식의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과연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하는 의구심과
중국에서는
이 음식이 어떻게 불릴까?
하는 궁금증을
들게하는 주인공,
친구, 연인, 가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 음식,
무엇일까요?
감이 오시나요?
네. 맞습니다
바로,
"마라탕"의 이야기입니다.
중국 전통식을 자랑하며
전국 확산을 노리는
각종 마라탕 체인점들,
마라탕을 시작으로
연이어 등장한
마라샹궈, 마라룽샤...
알싸하고 얼큰한 국물 속에 빠진
짭조롬하게 간이 베인 각종 채소와
식재료를 건저먹는 재미가 일품인
이 마라탕.
그런데,
여러분은 이 마라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오늘
지금, 중국에서는
한국에서 부는 마라탕 열풍을 맞아
마라탕을 포함한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마라'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마라탕, 그 이름은
흔히 들어봤지만
왜 마라탕인지
마라탕의 뜻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우선 마라탕의 마麻
손이 얼얼하다, 는 표현에서 쓰이는 말로
무엇인가에 데인듯,
얼어붙은 듯 감각이 없어지다라는
뜻입니다.
한국어에서 "마비되다"라는 말과
그 쓰임새가 같다고 할 수 있지요.
즉, 마麻는 마라탕에서
혀를 얼얼하게 하는 맛이라는 뜻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라탕의 라辣는
맵다 라는 뜻으로
중국 음식에서 이 라辣를 사용하는
이름을 쓴 요리는 백발백중 매운 맛이 강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죠.
탕烫은
한국에서의 국물을 뜻하는 탕汤 아래에
불화火자가 들어간 단어로
"뜨겁다"라는 뜻입니다.
즉, 마라탕이란
"맵고 얼얼하고 뜨거운 음식"
을 일컫는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마라"라는 단어 자체가
"맵고 얼얼한"맛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음식이름 안에서
"마라"가 들어간 음식은
모두 한결같이
"맵고 얼얼한"맛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라"의 맛을 만들어내는
식재료는 고추와 산초입니다.
즉, "마라탕"의 뒤를 이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마라룽샤麻辣龙虾“ "마라샹궈 麻辣香锅" 역시,
모두 "마라탕"과 동일하게
고추와 산초를 통해
"맵고 얼얼한"맛을 내는
"새우요리"와 "볶음요리"라는 뜻인 것이죠.
그렇다면
중국을 넘어
한국의 사랑까지 받고 있는
마라탕은 과연 언제부터 존재했을까요?
앞서 설명드린
"마라"라는 맛은
이미 중국의 청대시기에 존재했다고 하는데요.
마라탕은
중국의 쓰촨성 러샨 지역에서 유래된
지역 특색음식으로,
쓰촨성의 토속음식인 촨촨샹“串串香”으로부터
오늘날의 마라탕으로 진화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한 그릇에 각종 식재료가
모두 담겨져서 나오는
오늘의 마라탕과는 달리
촨촨샹은 대나무 꼬치에 각종 식재료를
꽂은 뒤 끓는 육수에 넣어 익혀 먹는 것으로
쓰촨지역의 토종 특색 음식이라 불립니다.
그렇다면
뜨거운 물 속에
각종 식재료를 넣어 익혀먹는
마라탕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요?
마라탕의 유래에는
다양한 속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비교적
흥미로운 속설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라탕은 초기
양쯔강을 오가는
배를 끄는 인부와 선원들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쓰촨성의 수도인
청두에서 양쯔강에 이르기까지
세 개의 거대한 협곡이 만나는 구간이 있습니다.
물살이 거센 그 곳에서
배를 이끄는 선원들의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광경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그들이
그 협곡의 강변에 돌을 받히고
기와를 얹은 뒤,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뭇가지로
장작을 때고, 강물을 넣어 끓인 다음
산초, 고추를 넣은 국물에
손에 잡히는 각종 재료를 익혀 먹은 것이
마라탕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산초와 고추로 인해
맵고 얼얼한 맛이 강했던
이 음식은 간편하면서도 맛이 좋아
금새 강변을 타고 육지까지 소문이 퍼졌다고 하는데요.
이후, 부두에 머물던 사람들이
이 음식에 매료되어 상업화를 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의 마라탕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마라탕에 관한
또 하나의 재미난 이야기는
바로 명태조인 "주원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주원장"은 당시 양쯔강에서
친히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날씨 때문인지
병사들이 힘을 못쓰고
비틀거리자
군사참모인 류보원이
군사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됩니다.
그러다
사천성의 병사들이
유독 몸이 건장하고
쉽게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호기심으로 그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그는 사천성의 병사들이 밥을 먹을 때
고추와 각종 향신료를 넣어 먹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날 마라탕과 유사하죠.)
이 사실을 류보원은
주원장에게 알리게 되고,
주원장은 류보원의 제안을 채택해
사천 병사들을 모방한 방법을 통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분지 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사시사철 습기가 강한 쓰촨성에서
맵고 얼얼한 맛의 "마라"음식은
산초와 고추로 "마라"라는 맛을 내어
내장의 비린내를 잡고
몸의 열기와 노폐물을 배출해줌과 동시에
배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 아이템이었던 것이죠.
우리가 마라탕을 알기 전
매력에 빠졌던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火锅 역시
이 쓰촨성 출신인데요.
당시 짐꾼들이 신선한 물소의
내장을 깨끗하게 씻어 작게 자른 뒤
산초와 고추, 소금을 넣어 끓인 육수에
각종 식재료를 넣어 먹기 시작한 것이
그 유래라고 합니다.
마라탕이
이 훠궈의 前身 혹은
훠궈의 간편버전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미 중화민국 23년에
충칭시에 비교적 큰 규모의
"마라훠궈"음식점이 생겼다고 하니
"마라"의 맛을 향한 중국의 사랑도
꽤 오랜 역사를 지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진정한 마라탕은
입안이 얼얼해질만큼의
강한 산초의 맛과
코끝과 눈이 찡해질만큼의
독한 매운맛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그래서 제대로된 마라탕을
한 그릇 먹으면
온 몸에 땀이 젖고
몸에 열기가 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머리 위로 기운이 오르는 것,
머리로 열기가 치솟아
각종 염증 증상을 유발하는 것을
상훠上火라고 하는데요.
마라탕이나 훠궈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
이러한 상훠를 제압한다고 생각합니다.
몸 안의 열기를
배출해주고
염증을 완화시켜준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에서인지
중국사람들은
사천여성들의 피부가 유독 좋은 이유가
마라탕과 훠궈를 많이 먹어서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마라탕,
조심해야할 점은 없을까요?
마라탕의 짭조롬하면서도
깊은 국물, 한 번 먹으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고들 하는데요.
특히
마라탕의 자극적이면서도
매혹적인 비쥬얼과 맛은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마라탕의 고향
중국에서는
마라탕의 식품 안전문제에 관한
걱정과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특히, 마라탕의 복용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마라탕 섭취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마라탕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위생문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마라탕을 만들어내는
방법에 있어 위험요소가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마라탕을 만드는 탕을 만들기위해
장기간 재료들을 끓이게 되면
아질산염의 함량이 높아지는데,
이 아질산염의 과다복용이
사람의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심지어는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아질산염은 공업성 소금으로
0.3~0.5그램만 섭취해도
중독을 일으키고, 3그램 섭취시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위험합니다.)
모든 마라탕이
모든 마라탕 전문점에서
이러한 위험이 산재해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마라탕의 본토 고장
중국에서조차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니
과유불급이라,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과하면 독이 되듯,
맛있고 매력적인
마라탕도
정도를 지켜가며 먹는 것이
마라탕의 매력을
오랫동안 두고두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인의 정원(본명 :방수진)
시인/ 음식칼럼니스트/ 중국문학 번역가/카피라이터 /여행큐레이터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 중어중문학 석사
- 중앙신인문학상 "창고大개방" 시부분 당선
- 前 중앙일보,일간스포츠 음식전문기자
- 現 디자인 스튜디오 "꽃길" AE 겸 카피라이터
-지역기반 독립잡지 “날_서면” 수석 에디터
- 카카오브런치 “중국”,“중국어”분야 추천작가(누적 200만 뷰)
*중국 100만부 베스트셀러 작가 무무의 책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번역 및 출간 2018.12.05
*시집 [한때 구름이었다] 발간 2019.08.16
*2019 우수출판콘텐츠 수상 (한국출판산업진흥원))
-EBS 세계테마기행 중국음식기행편 방송출연 (큐레이터:중국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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