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중국#31.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세계가 바뀌고 있다.
시대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꽁꽁 얼어붙었었던 양국간의 얼음이
순식간에 녹고
너무나 아득해 보이지도 않았던
조국의 산과 들이 우리 가슴 가득 차오르고 있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세기의 변화
그 중심에,
바로,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이 있다.
지난 12일,
전세게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만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였다.
서로 으르렁거리기만 했던
양국의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카드를 들고
싱가폴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각종 리뷰성 뉴스와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우리는 김정은의 속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줄곧
CVID라 불리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혹은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주장해왔고,
그것이 그의 속마음이자, 최종목표임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김정은은 '체제보장"이라는 말 이외에는
뚜렷하게 밝혀진 의사가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그리고자 하는 청사진은 무엇일까?
단지 체제보장과 신변보장일 뿐인 것인가?
김정은이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는 꿈은
과연 무엇인가?
그가 꿈꾸는 "북한 드림" 은
과연 트럼프와의 단판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북한,
그리고 김정은의 속마음이 아닌,
왜냐하면, 김정은이 건설하고 자 하는
국가의 롤모델이 바로,
지금의 "중국"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의 현실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의 정치적 행보는 흥미롭게도
중국에서 손에 꼽히는 명 지도자
"덩샤오핑"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덩샤오핑邓小平은
중국공산당 제 2대 지도자이자,
중국인민공화국 역사상
손에 꼽히는 위대한 혁명가, 정치가로 언급된다.
덩샤오핑은 흔히,
오늘날의 중국을 있게 만든,
"개혁개방"을 주도한 인물로 묘사된다.
일원화, 집단화로 인해 사회, 경제적으로
낙후된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던 중국.
덩샤오핑은 당시
과감히 자본의 유입과 시장개방을 주창함으로써
중국 사회의 전례없는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그때, 그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사용했던 말이 바로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
흑묘백묘黑猫白猫라는 말은 원래,
사천지방에서 유래된 성어로써,
不管黑猫白猫, 捉到老鼠,就是好猫
(부관흑묘백묘착도로서취시호묘)
이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즉, 고양이의 털이 가진 색깔이
어떠하든 간에,
고양이는 쥐를 잡는 것이 일이고,
또한,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나라를 잘 살게 만들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그의 실용주의 사고가 강하게 뭍어나 있다.
이것을 중국 사회에 적용시켜 재해석한다면,
계획경제든, 시장경제든, 그저 모두
자원배치를 하든 수단일 뿐이니,
정치제도와는 무관하다는 뜻이다.
자본주의도 계획화 될 수 있고,
사회주의 역시도 시장을 가질 수 있다.
발전생산력만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모두 시도해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흑묘백묘론은
1980년대 중국식 시장경제를 묘사할 때
자연스레 빈번하게 등장하는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고,
형식보다 내용,
명분보다 실리를 중요시하는
실사구시적인 개방정책으로 인해
중국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흑묘백묘식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기존의 공산주의 체제는 버리지 않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색을 가진
정경분리의 사회주의,
즉, 중국식 사회주의를 탄생시킨 것이다.
현재 중국의 주석 "시진핑"이
자주 언급하는 "중국몽"中国梦(차이나드림)역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그리고 덩샤오핑이 이룩한
중국식사회주의中国特色社会主义와 주요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파 출신이다.
흥미롭게도, 덩샤오핑 역시
프랑스 유학파 출신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시절에,
각기 다른 유럽 국가에서 생활하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명암을
절실히 느끼고 돌아온 지도자들이다.
사회적 불평등과
경제가치 배분의 불균형을 비판하며
사회주의만을 고수한다는 것이
너무나 많은 사회, 경제적 혜택을
놓치는 길일수도 있음을
뼈저리게 깨닫고 온 자들 인 것이다.
이 점은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 등의
지난 북한의 윗선 지도자들과
구별되는 차이점과 동시에,
덩샤오핑이 지난 지도자들과 가지는
차별점이기도 하다.
이것이,김정은으로 하여금,
폐쇄적 태도를 유지했던,
지난 세기 북한의 정권과 상반되는
면모를 보여주게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동시에,
북한의 유래없는 '경제건설]을 꿈꾼다.
마치,
덩샤오핑이 중국을 그렇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꿈 실현에
필요하다면, 또한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수십년간의 세월과 공력이 들어간 핵 마저도
포기할 수 있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부터 꽁꽁 싸매온
북한의 벽을 허물어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이유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돼!)
(뿌관 헤이마오 바이마오, 넝주오 라오 슈 찌우스 하오마오)
不管黑猫白猫,能捉老鼠就是好猫
bùguǎnhēimāobáimāo,néngzhuōlǎoshǔjiùshìhǎomā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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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시간에는 여름철 중국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