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중국 #35 알쏭달쏭 궁금하고 신기한 재미있는 중국이야기]
한반도는 현재,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와 씨름 중이다.
에어콘을 틀어도,
물장구를 쳐봐도,
좀처럼 더위가 가시질 않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런 "생애 최고의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나라는
비단, 한국 뿐만이 아니다.
중국 기상청은,
올해 6월 초순 기준,
베이징의 기온이 40.1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며,
50년 만의 폭염이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고 밝혔다.
30도를 넘기만 해도,
진이 빠지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
40도를 넘기는 무더위 속에서
과연 중국인들은 어떻게 여름을 견디고 있을까?
그들은 여름에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모습으로 여름을 나고 있을까?
한국에 대표적인 여름음식이 냉면이라면,
중국의 대표적 여름음식은
"녹두탕[ lǜdòutāng ]"이다.
흔히 녹두는
몸의 기온을 낮추고
열사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녹두탕은,
국물을 좋아하는
중국 남방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여름철 대표 음식이자, 음료로,
물에 녹두와 설탕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낸
"맑고 가벼운 죽" 같은 것이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이열치열, 발한배독以热治热、发汗排毒이란
말이 있고,(열로 열을 다스리고,
땀으로 독을 없앤다는 뜻)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찬음식","찬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배운다.
차가운 음식, 차가운 음료는
내장기관의 온도를 낮춰,
위와 장을 상하게 하고,
소화불량, 설사를 유발하게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한여름에도
팔팔 끓인 맹물이나, 차를 마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일반 물은 "물"일 뿐이지만,
"끓인 물"은 만병통치약과 같다고 믿는다.
감기몸살이 걸렸을 때에도 ,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에도
다리가 아플 때에도, 두통이 있을 때에도,
심지어 마음이 아플 때에도 중국인들은
"끓인 물"을 권한다. )
특히, 자궁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에,
여성들은 특히나 더욱 더
찬 음식을 조심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월경기간에는 여자들은
설거지 하는 것도 꺼려한다.
그래서
한 여름에도 얼음을 동동 띄워먹는
냉음료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고,
대신,
사라진 입맛을 돋게 하고,
몸속 과한 열을 내리게 하기 위해
"찬성질"을 가진 녹두를 팔팔 끓여
물처럼 자주 마시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음식에 얼음을 넣거나,
고의로 차갑게 만들어 먹는 식사를 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한국의 여름철 대표음식인
냉면, 밀면, 냉국수 등을
중국에서 찾아보긴 힘든 이유도,
중국의 커피숍에서 "냉커피"를 주문해도,
한국의 "미지근한"커피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리라.
초복, 중복, 말복이 되면
한국인들은 삼계탕을 찾지만,
중국인들은
"만두(교자饺子 [jiǎozi ]를 먹는다.
복날에 만두(교자)를 먹는 역사는
중국 북방의
"头伏饺子二伏面,三伏烙饼摊鸡蛋"
이라는 습관에서 비롯되었다.
초복에는 만두(교자)를,
중복에는 면요리를,
말복에는 밀전병과 계란을 먹는다는뜻이다.
이 성어의 유래를 찾아가보면, 이렇다.
예전 중국의 북방 농민들이 곡식이 떨어져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마침, 초복이 되었을 때,
심어놓은 밀을 수확하여
먹을 수 있었고, 이때 만두(교자)를 빚어 먹는
풍습이 생겼다는 것.
(교자는 전통적으로 식욕을 돋게 하고,
기근을 이겨내는 음식으로 알려져있다.)
즉, 초복이 되어 만두(교자)를 먹는다는 것은
더위에 사라졌던 입맛을 돋게 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배고픔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교자의 생김새가 말굽은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말굽은은 당시의 재화에 속했고,
게다가 "초복" 중 "복"의 중국어 발음이
"부유할 부"와 발음이 같았기 때문에
만두(교자)를 먹는 것은
단순한 보양음식을 넘어, 행복과 안녕을 바라는
의미도 함께 포함되었다고 한다.
만두(교자) 이외에도,
복날에 먹는 음식으로는
국물이 있는 면요리, 그리고 밀 전병 등이 있다.
따뜻한 국물이 있는 면요리는
앞에서 언급한 "이열치열"의 원리로,
땀 배출을 늘려
여름날 체내에 축적 된
습기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며,
바삭하게 구워 만든 밀전병 "뤄빙"은
말복이 왔음을 알리는 동시에,
한 풀 꺾힌 여름을 배웅해준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사실, 중국은 국토가 넓은 만큼,
다양한 여름철 보양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복날에 "만두"를 먹는 것이
북방지방 사람들의 주요 습관에서 비롯되었다면,
남방지방 사람들의 여름철 보양음식은
그 종류가 조금 더 다양하다.
지방마다 각기 다른 자연,생활 환경의 영향으로,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장쑤성 쉬저우 지방에서는
매운 고추기름과 함께 "양고기羊肉"를,
상하이 사람들은
얇은 피의 만두와 국물을
후루룩 함께 마시는 "훈툰馄饨"을,
항저우인들은
얇게 썬 훈제 햄인 "훠투이火腿"를,
장시성 난창에서는
생강을 넣고 푹 고은 닭탕인
"황먼지黄焖鸡"를 즐겨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중국젊은이들 사이에선,
여름나기의 한 방편으로,
“페이자이콰이러쉐이” 肥宅快乐水”를 마시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단어는 원래
게임매니아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유행된
인터넷용어로써,
쉽게 풀이하자면, 콜라“可乐(컬러)”이다.
肥는 비계, 즉 살덩이 지방,
宅는 집,
快乐는 즐겁다, 신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水는 물을 뜻하므로,
즉, 지방이 몸에 쌓이겠지만,
마시면 신이 나는(맛있고, 즐거운)
물이 콜라라는 것!
이 유행어는 현재
네티즌들에 의해
중국전역에 널리 퍼져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교자도, 면요리도,
닭탕도, 양고기도 좋지만,
살인적인 무더위를 즉각 식혀주는데에는
탄산음료만한 것이 없었던걸까?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은
이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모두들
"페이자이콰일러쉐이” 에 푹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오늘의 지금 중국어
여름엔 녹두죽을 마시는 것이 좋아!
夏天喝绿豆粥好
씨아텐허뤼또우쪼우하오
[ xiàtiān ][ hē ] [ lǜdòuzhōu ][ hǎ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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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시간에는 중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의 문화에 대해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