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이 매력적인 도덕성

by 문창승
movie_image.jpg

권선징악. 너무 흔하게 언급되는 탓에 그저 한 단어로만 생각되기 쉽지만, 사실 이것은 ‘권선’과 ‘징악’이란 두 단어로 나뉠 수 있다. 관객들이 만나는 추리 장르의 영화들은 보통 이 중에서 징악에 초점을 맞춰 끝맺는 경우가 많다. 그런 영화들은 관객들의 무의식에 들어 있는 선악의 이분법적 잣대를 교묘히 건드리며 ‘악은 이런 최후를 맞이하게 되니, 선하게 사는 것이 낫다.’라는 식으로 권선의 뉘앙스를 은밀하게 흘려보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나이브스 아웃」은 제법 독특하다. 이 영화는 선한 인물이 의도치 않게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됨으로써 피어나는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긴장감을 주요 감정선으로 빚고 있으며, 종반부(추리 영화로서 징악의 요소가 가장 돋보여야 하는)마저도 실제 악인에 대한 처벌보다 선인에 대한 보상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성실과 근면과 선함이라는 서민적 미덕의 대가로서 대부호로의 계급 상승이 실현된 엔딩 신은, 극이 전개되는 내내 지속되어 왔던 ‘우러러 봄 – 내려다 봄’의 시선 시소가 마침내 무게중심의 극렬한 전환을 맞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이브스 아웃」은 기본적으로 연출과 각본, 연기가 모두 탄탄한 작품이지만, 이토록 강하게 와닿는 권선의 메시지와, 이를 가능케 하는 통렬한 도덕적 쾌감이야말로 이 작품을 더욱 인상 깊게 만드는 주요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작가의 이전글어느 위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