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가시인 줄 알았던
날카로운 말들은
그저 찌르고 이기기 위한
칼과 창이었고
빼어난 통찰이라 여겼던
번뜩이는 눈빛은
무관심과 무지로 바투 엮은
지레짐작의 그물이었다.
날 끝에 맺힌 방울이
검붉음 대신 투명함의 옷을 걸쳤다 해서
안심할 것 없다,
잠시면 그칠 피보다
영영 고여 썩을 눈물이 더 무서운 법이니
숨통마저 옥죄여
살갗에 아로새겨진 격자무늬의 상처에
너는 주저앉아 흐느낀다,
단 한 번의 이해도 와 닿지 않았던
서늘한 그늘 아래서
차디찬 무기를 내려놓고
권력의 시선마저 거둔 채
폭력과 오해의 위선자는
터덜터덜 시간의 숲을 향해
불길과 파도와 폭풍과 덤불과 늪과 악취의 천국은
뱃가죽을 찢어 새로운 씨앗을 심는다.
가시 없이 빛날 장미이자
사랑과 이해의 눈동자가 싹트고 피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