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by 문창승

내가 결코 손을 뻗지 않으려는,

하지만 그의 손이 부지런히도 쌓아 올리는

나의 모래성


붕괴를 꿈꾸는 건축가는

성주의 위태로운 숨을 외면한 채,

솟구쳐 올라가는 자신의 작품에

그저 쾌재를 부르고


견고하고 강대했던 반석이 남아는 있는지

모래성의 멈출 줄 모르는 도약질과

함께 장단을 맞추는 균열의 비명이

곁눈질하던 나의 귓전을 때린다


윤기가 흘렀던 머리엔

무수히 떨어지는 모래알 박혀

어느새 백사장을 일구고

모래바람은 질겼던 피부를 비웃듯 꿰뚫고


쇠락의 초대에 응해 다가가는 건

성인가 그 주인인가.

심장의 위치를 가리키는 건축가의 손놀림에

나는 마주친다, 엔트로피의 시선과


안식은 곧 나를 찾을 것이고, 지리멸렬의 절망으로 반길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