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내가 참을성이 없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하도 걱정을 하시니 그런가 보다 했었습니다.
그러다 내가 그런 나를 알아차리게 됐는데 직장 생활을 진득이 못 한다거나 몸이 아플 때 엄살이라고 할 정도로 통증을 호소한다거나 마음 불편한 걸 못 참고 따진다거나 등등 일 때였습니다.
이런 나의 단점이 어느 순간 장점이 되기 시작했는데요,
우선 직장 관련은 수차례 옮기면서 나를 알아봐 준 좋은 회사를 만나게 되었고, 사람 관계는 나이를 먹으면서 저절로 나아졌고요, 또 안 좋더라도 굳이 좋으려고 애쓰지 않게 되는 여유도 생겼으니 좋고 나쁨 없이 퉁치면 되겠고요, 무엇보다도 몸이 아픈 것이 문젠데요, 이건 정말 못 참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아픈 것에 인내심을 끌어다 쓰긴 아깝거든요.
2.
한 때 조그만 사업을 하다가 사업이 주춤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우울증이 찾아왔었습니다. 마음에 늘 비가 내렸고 눅눅했고 그래서 무거웠고 엎친데 겹친다고 갑상선항진증까지 왔었습니다. 그땐 세상 걱정이 온통 내게로만 집중된 것 같았고 평생 동안 흘릴 눈물이 이때 다 쏟아져 나오지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느낌으로는 몇 년을 앓은 것 같은데 실제 기간을 따져보니 한 달 도 안 되더라고요. 역시 마음 아픈 것에도 인내심이 부족해서 빨리 털어내야 했어요. 오래 아픈 건 정말 힘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