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씨의 고질병 두통
몇 달 전부터 순자 씨는 오른쪽 눈에서 진물 이 났다. 안과의사는 안과 관련에서는 이상이 없으니 뇌신경 전문 병원을 추천하며 소견서를 써 줬다. 안 그래도 지난 8월에 동네 가까이에 있는 B뇌신경전문 병원에서 뇌 관련 이런저런 검사를 했었다. 안과의사의 소견서를 들고 B병원을 찾았다. 소견서를 보여주며 증상을 말하니 젊은 의사는 일전에 찍었던 MRI에서도 약간 보였으나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 약 처방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눈에서 진물 이 나온다니 지난번 약에 추가로 처방을 해 주겠다고 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약을 먹으면 좋아질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순자 씨는 안심했다.
눈에서 진물 이 나는 건 뇌병변 문제로 시력저하와 진물 이 나올 수도 있으나 괜찮다고 했다. 젊은 의사는 지어드리는 약 잘 드시면 괜찮아지실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며 웃어 보였다. 딸은 의사의 그런 말과 표정이 좋았고 고마웠다.
의사의 괜찮다는 말은 환자에게는 전지전능한 신의 말이다. 순자 씨는 80세가 넘었다. 거기다가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은 터라 여기저기 고장이 날만도 하기에 웬만한 통증 정도는 이해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순자 씨에게 의사의 걱정은 땅이 꺼지는 충격일 테고 괜찮다는 말은 병이 다 낫는다는 말과 같을 것이다. 깨끗하게 나을 리가 없다는 것쯤 순자 씨는 잘 안다. 하지만 의사의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그렇게 마음 편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