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데나리우스의 몰락, 로마의 몰락 (1)

붉게 변한 은화의 비밀

by 이재인

붉게 변한 은화의 비밀


재인아. 네가 요즘 뉴스에서 '물가 상승'이니 '인플레이션'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한숨부터 쉬더구나. 월급은 그대로인데 점심값만 오른다고 말이야. 그런데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제국, 로마가 바로 그 점심값 때문에 무너졌다면 믿겠니?


나를 기억해 보렴. 그때 내 이름은 '옥타비아'였어. 서기 260년 무렵, 로마의 시장통에서 환전상을 하고 있었지.


어느 날이었어. 황제의 군단병 하나가 내 좌판에 동전 한 닢을 툭 던지더구나. 새로 발행된 안토니니아누스(Antoninianus) 은화였어. 황제의 얼굴이 위엄 있게 새겨져 있었고, 반짝이는 광택이 돌았지.

"밀가루 한 포대 주시오."

병사가 거만하게 말했어. 나는 그 동전을 집어 들고 손끝으로 문질러 보았단다. 그리고 코에 갖다 대 보았지.

재인아, 진짜 돈에서는 쇠 냄새가 나지 않아. 차가운 은의 냄새가 나야 하지. 그런데 그 황제의 동전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났어. 구리 냄새 말이야.

"이건 안 받습니다." "뭐? 황제의 얼굴이 박힌 돈을 거부해? 이게 2 데나리온짜리 은화인 걸 몰라?" "글쎄요. 제 눈엔 은도금을 한 구리 조각으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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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출신 비즈니스 시스템 설계자, 비즈니스 개발 및 기획 컨설턴트. 제3차 세계대전이 터져도 알라딘 앱을 켤 독서광. 13년 이상 일하며 배우고 느낀 바를 글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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