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변한 은화의 비밀
재인아. 네가 요즘 뉴스에서 '물가 상승'이니 '인플레이션'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한숨부터 쉬더구나. 월급은 그대로인데 점심값만 오른다고 말이야. 그런데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제국, 로마가 바로 그 점심값 때문에 무너졌다면 믿겠니?
나를 기억해 보렴. 그때 내 이름은 '옥타비아'였어. 서기 260년 무렵, 로마의 시장통에서 환전상을 하고 있었지.
어느 날이었어. 황제의 군단병 하나가 내 좌판에 동전 한 닢을 툭 던지더구나. 새로 발행된 안토니니아누스(Antoninianus) 은화였어. 황제의 얼굴이 위엄 있게 새겨져 있었고, 반짝이는 광택이 돌았지.
"밀가루 한 포대 주시오."
병사가 거만하게 말했어. 나는 그 동전을 집어 들고 손끝으로 문질러 보았단다. 그리고 코에 갖다 대 보았지.
재인아, 진짜 돈에서는 쇠 냄새가 나지 않아. 차가운 은의 냄새가 나야 하지. 그런데 그 황제의 동전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났어. 구리 냄새 말이야.
"이건 안 받습니다." "뭐? 황제의 얼굴이 박힌 돈을 거부해? 이게 2 데나리온짜리 은화인 걸 몰라?" "글쎄요. 제 눈엔 은도금을 한 구리 조각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