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쓴 선생님은 뭘 할까요?(完)

전투는 끝났지만 전쟁중

by LEMO

내가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했던 때만 하더라도 그저 감정의 소회를 어딘가에 풀고 싶었을 뿐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인과관계의 명확성을 중요시 한 나에게 글쓰기는 한 줄을 쓰는데에 아무리 많은 고민을 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으니 나에게 딱 맞는 취미였고 지금은 미약하지만 삶의 일부가 되었다.


사표를 쓴 선생님은 뭘 할까요?(3)에서 이어집니다.


노동위원회를 찾아갔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으며 합의서라는 단어까지 지난 이야기에 등장했다.


합의의 결과가 어떠하였는지는 이 글을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의 상상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곳은 나의 사적인 공간이지만 약속에 따라 결말에 대한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기록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한 그 합의서의 내용이 어떠하든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나는 여전히 전쟁중이라는 것이다.


퇴사 후 나는 좋아하던 사람에게 차였다. 지난 직장은 아직도 정신적으로 내 영향권에 들어가있다. 물론 두 개의 자격증을 따기는 했다.


내가 그녀를 잊어도, 내가 전 직장을 잊어도, 내가 또 다른 자격증을 따더라도


나는 그저 전투에만 승리한 사람이지 내 인생의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되는 것은 별개이다.


지난 추석에 작은집과 할머니를 만나면서 퇴사했다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가끔씩 안부를 주고받던 사촌에게도 아무 말하지 못했다.


나는 이 상태로 내년 설을 맞이하게 될까봐 두렵다. 이 두려움을 떨치는 순간이 와야 스스로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의 아니게 분량이 늘어난 이 매거진은 사실 나의 퇴사와 동시에 끝났어야 했는데 겨우겨우 몇 건의 글이 추가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 매거진을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원래는 학교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들을 쓰고 싶었는데 그냥 하지 않으려구요.




나... 이제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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