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막입니다.
이 매거진에 다시 글을 쓸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왠지 아쉬워서 정말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를 남기고자 한다.
내가 근무를 하면서 나의 근무 여건에 경악했던 친구들은 내가 합의를 마쳤다는 소식 이후 대부분 비슷한 반응이었다.
"오~ 밥 한번 사야지?"
내가 일하면서 부당함을 토로했을 때나 난생 처음 노동위원회를 찾아가는 순간에도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더니 왜 처절한 권리 획득에 숟가락을 얻고 싶어하는지 기분이 언짢았다.
나는 이 권리 보전에 대해 특별하게 생긴 보너스 같은 개념으로 치부할 생각이 없다. 주식에 물을 탈 생각도, 특별한 뭔가를 사고싶은 생각도 없고 그냥 내 계좌에 조용히 넣어 둘 생각이다. 그것이 나의 풍파를 애써 잠잠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업급여도 신청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자발적 퇴사는 실업급여 신청이 불가하지만 부당한 상황으로 근무를 버티지 못한 경우 관련 자료(나같은 경우는 합의서)가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어쨌거나 내 발로 나간 것이고, 실업급여 신청을 하러 가면 기관에서 또 학교로 확인 차 연락이 가기에 나는 더이상 학교에 어떤 식으로든 커넥션이 없기를 바라며 실업급여 신청을 포기했다.
이후 학교에서는 전 직원에게 정액급식비가 지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대의를 위한 나의 계획은 아니었지만 사필귀정이 되었다. 누가 알아주겠냐만...
내 인생에서 예상도 못한 최대의 업적을 이루긴 했지만 나 혼자 간직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근무했던 곳을 상대로 찔렀다는 것을 내가 어느 이력서에, 어느 면접장에서 말할 수 있겠으며 내가 다른 학교라도 가고자 한다면 평판조사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야 할 판이다.
퇴사 이후에도 나의 일을 이어서 하시는 선생님들에게서 각종 도움 요청이 왔었다. 교과, 나이스의 수행평가, 성적, 생기부, 마감 등등이었는데, 나로 인해서 짐을 지는 그분들을 외면할 수 없어 한 번의 귀찮음도 없이 그들을 열심히 도와주었다. 나는 굉장히 도덕적인 사람도, 숭고한 사람도 아니지만 나로 인하여 애를 먹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편하게 지내고 있지만 나는 멘탈이 지금 심각하게 좋지 않다.
-나를 깠던 사람은 연락이 두절된지 약 1주일이 되어간다. 이제 슬슬 미련은 사라지고 분노가 생겨나고 있다.(깠기 때문에 연락을 안하는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데, 분노에 대한 이유는 다른 메거진에서 작성할 예정)
-학교에서는 보안에 실패했는지 나에게 합의 내용을 누설했냐는 연락이 왔다.(내가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6가지 항목으로 답변했는데, 심지어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깜빡하고 뺀게 6가지였다.)
-이력서는 열심히 쓰고 있다. 다만 이 레이스의 결승선은 언제 도착할지 여전히 미지수이다.
빨리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진짜로 이 매거진을 마칩니다. 읽어주신 분들 정말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