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무모하리만큼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한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베르테르는 로테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가 주는 작은 단서에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갑니다. 그러다 결국 더 이상 그녀와 함께 할 수 없는 절망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베르테르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사람은 실로 어린아이 같다! 단 한 번 바라봐주는 눈길을 이리도 간절히 원하다니! 나는 정녕 어린 아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베르테르를 보며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당신이 완벽하다고 칭송하는 로테 역시 그냥 인간일 뿐이잖아!'라며 그를 한심한 사람 취급하였습니다. 전혀 가능성 없는 사랑에 빠져 자신을 내던지는 건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그를 이해할 수 없다며 책을 힘주어 덮어버리고 멀리 치워버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갈수록 그에 대한 연민이 아프게 밀려들어 왔습니다.
베르테르를 비난했던 건 어쩌면 그와 같이 사랑에 빠졌었던 나를 이해할 수 없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힘들고 아픈 쪽을 택해야만 했는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랑만이 감정과 본능에 솔직하고 충실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라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내가 한 번도 쓴 적 없는 단어를 나열하게 되죠. 열병처럼 앓아눕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감정이 휩쓸고 난 뒤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건 참으로 저를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베르테르는 차마 사랑이 식어가는 걸 기다리지 못한 채 뜨거운 가슴으로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으나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고 하는 그 모습에서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사랑에 빠진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쓰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인생에 한 번도 없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