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출시 전 협찬한 이야기
11년 전에 학생으로 있던 곳에, 이번에는 스폰서로 다녀왔다.
아직 공식 런칭도 전이고, 뭐 하나 제대로 증명된 것도 없는 상태임에도 초청을 받아 감사했지만, 이 일정에 맞춰 많은 무리를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한편으로는 조금 조심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또 한 번 ‘나는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깨트리지 않아서 다행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성사되기까지 무수한 운이 따라준 결과라는 것을 분명히 인정한다.
만일 출국 전날 공장 왕복 초행길 지방 운전을 무사히 못했거나, 공장에서 막상 원하는 대로 아웃풋을 못 내주었거나, 전날 비행기를 극적으로 바꾸지 못해 수화물에 문제가 생겼거나, 수화물 이동 과정에서 엄청난 파손이나 분실이 생겼거나, 천재지변이 생겼거나, 세관에서 ‘이번 한 번만 봐준다’며 다행히 넘어가주지 않았더라면. 그중에 단 하나만이라도 재수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었다.
그렇게 한국에서부터 300개 이상의 화장품, 쇼핑백과 엽서를 네 개의 박스로 나눠 담은 네 개의 큰 캐리어를 직접 들고 왔다. 혼자서는 어떻게 해도 파손과 부상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전날 오후 급히 ESTA를 넣고 표를 구해 결국 동생까지 대동했다. 아들의 생일 파티 후 야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거의 한 시간 정도 자고, 새벽부터 둘이 가서 300개 세팅을 했다.
단 하나의 파손 없이 완벽한 준비를 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들이 보였는지 주최 측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게 많은 신경을 써줘서, 내 것이 행사 마지막 기프트백에 포함되기는커녕, 아예 개별 세션 참석자 자리에 하나하나 배치해 두어 최대한의 노출을 해주고, 세션 마지막에는 별도의 감사 멘트로 한 번 더 하이라이트까지 해주는 서프라이즈를 보여주었다. 여러모로 감사한 마음이 컸다.
모든 기회를 최대치로 활용하기 위해 동문으로서의 엽서도 준비해 갔지만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일반적인 행동 전환율 기대치인 1% 정도를 예상하고 링크드인 QR을 넣었는데, 그것의 6배나 되는 사람들이 일촌 신청을 해온 것도 의미 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어쩌면 잠재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곧 졸업하게 될 후배를 알게 된 것도 좋았다.
그렇게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이제 좀 쉬어볼까 했더니, 폭설로 귀국 편이 결항 확정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중요한 이후 일정을 줄줄이 전부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또다시 잠을 자지 못하는 밤이 하루 더 추가되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일은 끝냈고,
언제가 되었든 돌아는 가게 될 것이고,
그다음에 할 일들은 다시 줄줄이 하나씩 쳐내면 될 것이다.
그렇게 오늘도 조금씩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