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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Mar 19. 2017

최악이 꼭 나쁜 건가요

영화 <최악의 하루>


영화는 한 여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처음엔 의아하지만 곧 여자가 연극배우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가 혼자 읊조리는 대사는 금방 지나가지만 의미심장하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주인공 은희(한예리) 역시 연기 지망생이고, 남자친구는 이제 얼굴이 알려지고 있는 배우이다.


연습실에서 나와 남자친구를 만나러 남산에 가려던 은희는 한 일본인을 만난다. 그는 소설가인 료헤이(이와세 료). 길을 묻는 그에게 은희는 핸드폰에 의지해서지만 길을 안내해주고, 답례로 커피를 한잔을 함께 마신 후 남자친구인 현오(권율)를 만나러 남산으로 향한다.        

은희는 남산에서 남자친구인 현오를 만나지만 현오와 싸우게 되고, 혼자 남산을 배회하던 그녀 앞에 옛 연인이었던 운철(이희준)이 나타난다. 그녀가 올린 SNS를 보고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찾아왔다는 운철의 말에 은희는 그를 매정하게 보내지 못하고 끌려다닌다.

함께 남산에서의 옛 추억을 되살리려는 운철과 혹시 현오와 운철이 마주칠까봐 남산에 있는 것 자체가 불안한 은희. 은희는 남산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애쓰지만 결국 현오와 운철이 마주치게 된다.             

한 장소에서 자신의 현 남자친구와 구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 은희.

두 남자는 은희를 놔두고 함께 술을 마시러 간다며 사라지고, 혼자 남은 은희는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의 끝에 남겨지게 된다.


그렇게 혼자 남겨져 남산을 걷던 은희는 다시 료헤이를 만나게 된다. 료헤이 역시 한국에서의 팬미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힘든 하루를 보낸 상태.

두 사람은 말이 완전히 통하진 않지만 서로를 눈빛으로, 몸짓으로 위로해준다.

최악의 하루는 달빛 아래 작은 위로만으로도 스르르 녹아내린다.

                                                                         

우리는 가끔 최악의 하루를 만나곤 한다.

그건 은희처럼 전남친과 현남친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일일 수도 있고, 여러 모습으로 각자에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항상 기억해야할 것은 최악의 후에는 좋은 일이 있을테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것.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달이 지면 해가 뜨는 것처럼 최악의 하루가 끝나면 다시 멋진 하루가 다가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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