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쓰고 싶은데
백수로 살 적에는
불안해서 밤에 잠을 잘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글을 썼다.
누군가를 좋아할 적에는
그 마음이 가끔 너무 지치고 불안했지만
그래도 마음을 적어 보낼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한 후로는
새벽이 찾아오기도 전에 스르륵 잠이 들지만
한 글자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마음 속에 남은 미련도
희미해지고 있어 아프지 않은 지금은
멍하니 모니터만을 바라본다.
나는 그때보다 모든 게 나아진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은
그냥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