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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Jan 25. 2017

사랑은 숨길 수가 없어

영화 <첨밀밀>

                                                                                                                                                                                                        

   

돈을 벌기 위해 홍콩으로 오게 된 대륙 청년 여소군(여명)은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이교(장만옥)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비슷한 상황으로 같이 영어를 배우고, 같이 일을 하며 각자의 꿈을 키워나간다. 

소군은 돈을 벌어 고향의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와 정착하는 것이 꿈이었고, 

이교는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열심히 돈을 벌며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고, 

우정 그 이상의 감정이 생기지만 애써 부정하며 지낸다. 


그러던 중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감정을 속일 수 없음을 깨닫게 되고, 소군은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여명의 어리바리하고 풋풋한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장만옥의 새침한 모습도 물론 좋았지만,

여명을 보면 도대체 바람을 피운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바람도 너무 해맑게 피우는 것... 


근데 시간이 오래 지난 후를 보면 영화 속에서의 시간이 지난 것뿐일 텐데 

마치 현실의 시간이 지난 것처럼 여명의 모습이 달라져있다. 

그 모습이 왠지 마음 아팠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 어떤 장면으로 할지 생각해봤다.

                    

역시 두 사람이 다시 만나서 활짝 웃는 장면일까. 

아니면 처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는 장면, 

아니면 등려군에게 사인을 받고 걸어가던 소군이 다시 되돌아오는 장면.

아니면 처음 맥도날드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 

아니면 두 사람이 처음 함께 밤을 보내게 되는 장면. 

아니면 초콜릿을 먹던 장면. 

아니면 결국 서로의 감정이 폭발하던 장면.


나는 이 영화의 모든 순간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여명은 오랜 연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남자, 결혼을 하고 나서도 바람을 피우는 남자인데도 

그의 순진무구한 웃음이 좋았다.


어쩌면 장만옥은 친구라고 말하며 여명의 부인을 속이고, 자신의 연인을 속이는 여자인데도

강한 척하지만 한없이 여린 그녀의 눈빛이 좋았다.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등려군의 '첨밀밀'을 안 들어 본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하지만 이 영화 속 이야기가 이렇게 아픈 사랑 이야기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영화를 보고 난 후 계속 등려군의 노래가 머릿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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