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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Feb 05. 2017

그저 함께 걷는 것, 가족이니까

영화 <걸어도 걸어도>


10년 전 물에 빠진 소년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갔다 목숨을 잃은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모인 가족들.

부모님 집에 들어와서 살 기회를 노리는 붙임성 있고 능글맞은 딸 부부와 손자 손녀.

무뚝뚝한 차남 료와 남편과 사별하고 료와 재혼하게 된 유카리. 그리고 유카리가 데려온 아들.

오랜만에 작은 시골집이 북적거린다.



부모님에게 무뚝뚝하기만 한 아들 료.

아마도 형만큼 하지 못한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더 툴툴거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제는 늙어버린 아버지를 조용히 바라보는 아들.

그렇다고 그런 아버지를 위해 어떠한 따스한 말을 건내지도 않는 아들.

우리가 흔히 영화 속에서 기대하는 극적인 화해와 사랑에 대한 깨달음은 이 영화에 없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가족이지.

그냥 같이 길을 걸으며 별로 중요하지 않는 이야기에 함께 웃고,

내일 다시 같이 그 길을 걸을 것처럼 헤어지는 것.


아니라고 말해도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드는 것.


걸어도 걸어도

그저 같은 길의 반복인 것 같지만

그럼에도 함께 계속 걷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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