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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angPolang Dec 05. 2019

힘든 일은 왜 한 번에 일어나냐고?

오늘 하루도 쏟아지는 축복과 기적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걸 기억하기를

타인의 언어를 배경 지식과 이해 없이 옮기면 전혀 다른 왜곡된 내용을 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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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 번에 일어날까

-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중에서


힘든 일은 한 번에 일어나도

좋은 일은 하나씩만 오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정말 그럴까?


극단적으로 힘든 상황이 아니더라도

힘든 일들은 서로 모의를 하여 시간 약속을 하고 달려드는 것만 같다. 


누군가 갑자기 

나의 평안하던 오늘에

커다란 돌덩어리를 힘껏 내던지기라도 한 것처럼


갑자기 경제적인 위기에 닥쳐 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가족 중의 누군가가 병으로 쓰러지고, 사랑하던 누군가와 헤어지고...


좋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서 구름 위를 날아본 기억은 없어도. 

'너의 한계가 어딘지 한번 볼까나'하고 끊임없이 끌어내리며 놓아주지 않는 기분이라면? 



힘든 일이 닥치기 바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당신의 하루는 무난했다.

경제적으로 나름 잘 꾸려가고 있었고

가족들은 별 탈 없이 건강했고, 옥신각신했지만 사랑하는 누군가가 곁에 있었다. 

천재지변도 없고, 하늘도 무너지지 않았다. 

예쁜 단풍을 올려다보며 따뜻한 차도 한잔 마셨고, 친구와 수다를 떨며 한바탕 웃기도 했다. 


그래. 

좋은 일들도 한 번에 일어난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아주 많이, 아주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우리는 

1. 생존 메커니즘

부정적인 사건에는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 그 사실을 부각하여 기억한다.

일상의 감사한 일 수십 개는 나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힘든 일이 하나만 생겨도, 그 위에 하나만 더 쓰윽 얹어도 우리는 휘청인다. 

2. 아포페니아 (Apophenia)

무관한 사실들 사이에서 특정 패턴이나 연관성을 찾아 연결하려고 하는 우리의 의식 현상을 말한다. 

하나하나 그저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별적인 사건들일뿐인데, '불운'이라는 카테고리로 사건들을 묶어서 기억한다. 

당신의 생일이 3월 1일이라고  하자. 우연히 당신이 시계를 볼 때마다 시계가 어김없이 3시 1분을 가리킨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당신은 2시 59분에도, 3시 2분에도 우연히 시계를 보게 된 적이 있다. 수두룩하다. 

그러나 그 시간에는 당신이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므로 특별히 기억에 각인되지 않았을 뿐이다. 

3. 군중 심리 (Herding)  

누군가 그렇게 말하니 더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따라 하면서 자기 믿음화한다.

합리적이지 않은 생각인데도 불구하고, 누군가 한번 시작하면 같은 대사를 기계처럼 따라 한다.

그 의견의 합리성을 따지지 않고, 남들이 하는 언어 패턴을 그대로 카피해서 사용한다. 

그래서 '힘든 일은 언제나 한꺼번에 몰려와'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무의식적인 믿음이 된다. 

4. 감사

감사한 일상을 플러스가 아니라 제로, 당연한 기준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일상에 감사하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거나, 종종 감사를 잊고 산다.


그리하여 우리는 

'힘든 일은 한 번에 일어나지만, 좋은 일은 하나씩만 가끔 온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힘든 일은 한 번에 일어난다'는 그 믿음이 더욱 힘들고 부정적인 일들이 으쌰 으쌰 어깨동무를 하고 몰려오게 만든다.



힘든 일이 몰려다닌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어려운 상황으로 허덕이다 보면 나와 가족의 건강도 상하게 마련이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우리의 사고가 터널처럼 좁아져서(Tunnel Vision), 좋은 대안들이 눈앞에 있어도 그것을 놓치게 된다. 

평소에 두뇌회전이 좋고 사고력이 높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수월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가 사고의 범위를 터널처럼 좁혀버린다. 

('내가 이렇게 멍청한 선택을 하다니'라고 자책하지 마라. 그건 당신의 무능함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나 자신에게 조금만 상냥해지자. 탓을 하고 혼내고 싶다면 호르몬을 탓해라.

그러니 잘못된 결정이 늘어나고, 상황은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심적인 여유가 없으므로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도 상하게 마련인데, 힘든 상황일 때는 그것을 개인적인 감정이나 상대방의 문제 탓으로 확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라니까. 호르몬 탓이라구.) 

그러니 건강도 상하고, 관계도 상하고, 힘든 일은 생각처럼 잘 해결이 되지 않고, 계속되는 판단 실수로 상황은 악화되는 양상으로 치닫는데, 이 패턴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보다 먼저 성인이 된 사람들을 보면서 무엇이 저들의 삶에 차이를 만들어냈을까를 생각하곤 했다.

성숙한 사람은 갖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부족한 것 - 나는 '감사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는 습관이 '성숙함'을 대변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생각한다. 


숨을 내뱉고 나서, 다시 들이마시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그것으로 끝이다. 

그것이 생명이라는 나약함이다.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오늘도 별 탈 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받은 '오늘'이라는 시간

새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사실

가장 단순하지만 너무나 중요한 것들 - 듣고 보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를 맡고 만질 수 있다는 사실

자고 마시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

맛없다고 투덜댈 수 있다는 것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서 있을 수 있다는 것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돌아다니고 싶은 에너지가 있다는 것

내가 신경 쓰거나 걱정할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

무엇 하나 기적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다.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이리저리 출렁이는 파도처럼 랜덤 하게 우리 일상을 감싸고돈다.


그러니

잠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 감사했던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렇게 오늘 스무 가지의 감사한 일들을 글자로 남겨두면

힘든 일 열 가지가 달려오더라도, 스무 개의 감사함이 나에게 이겨낼 힘이 되어줄 거니까. 

그 습관 하나가, 어려운 순간에 우리가 터널 시야(Tunnel Vision)의 덫에 걸리지 않게 도와줄 것이고,

우리가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을 줄여줄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 하루도 쏟아지는 축복과 기적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걸 기억하기를. 

늘 좋은 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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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

    국내 최초/국내 유일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행동심리 전문가  

    저서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 

    반려동물의 감정(Feeling)과 니즈(Needs)에 공감하는 교육을 알리며 

    반려동물 교육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동물행동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의 대표로 

    동물과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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