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1
지난 일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롱비치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찍은 롱다리 사진.
월요일에 운전해서 팔로알토로 돌아오면서 주로 US-101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왔다. Long Beach에서 Oxnard, San Luis Obispo에서 Monterey까지의 구간을 제외하면 그렇다.
US-101. 학교 앞을 지나는, 지난 5년 동안 몇 번을 탔는지 세는 것이 의미가 없는 바로 그 길이다. 402번 출구로 나오면 학교 근처의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50, 60번대의 출구부터 봤던 것 같다. (약 1마일마다 출구가 하나씩 있다고 한다.)
지금 지내는 삶의 터전이 더 큰 세상의 일부라는 추상적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길을 하루 종일 멀리서부터 운전하고 오니 그 사실이 조금은 더 분명하게, 더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고 손에 잡힌다.
오늘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차들이 그 길을 따라 흘러갔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402번 출구를 무심히 지나친 차들도 수없이 많을 것이다.
이 광활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며 인연이 맺어지고 이어진다는 것은, 어느 한 곳에서 우리가 모이고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평범하거나 당연하지 않다.
시간도 공간도 결국 모두 지나가고 흘러가지만, 사람은 추억 속에 그 자리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