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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침반 Sep 29. 2021

공사

2019.09.27

2021.07.06


학과 건물 앞마당을 새로 고치는 공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공사 현장을 내려다보는 사무실을 쓰던 한 친구는 주차장과 정원을 갈아엎고, 덮고, 또다시 갈아엎는 과정을 여러 번 봤다는 얘기를 했다. 선거를 앞둔 것도 아니고 지역 경기가 침체되었다는 소식도 없는데 언뜻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반복적인 공사를 왜 이리 오래 하는 걸까, 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


사실은 소음과 교내 셔틀 노선 변경 등 공사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공사와 조경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모두 볼 수 있었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주변에 없었을 것이다. 너무 피곤하지 않은 날에는 공사 현장을 지켜보며 그저 무슨 이유가 있겠지, 모두 거쳐야 하는 단계겠지, 언젠가는 끝나겠지라고 짐작했을 뿐이다.


그러던 사이 공사는 어느새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원위치의 정류장에서 내려서 새단장을 마친 정갈한 앞마당과 새로 심긴 꽃들 옆을 지나가며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년 동안 봤었던 공사 이전의 모습은 벌써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느새 예전의 모습을 잊었다는 사실조차 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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