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5
학부 1학년, 부모님이랑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아버지가 화면을 보시다가 순간 “세상 참 좋아졌다”며 감탄을 하셨다.
80년대 말, 미국에 유학을 처음 가셨던 때가 떠오르셨던 모양이다. 2010년의 스카이프는 요즘 카톡 영상통화보다도 화질이 훨씬 안 좋았지만, 그래도 가끔씩 국제전화를 하던 때랑은 이미 천지차이였다.
이제는 신호만 잡히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얼굴을 보며 연락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멀더라도 여차하면 하루 이틀 안에 가서 직접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좁아진 세상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의 속도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고, 수신 확인도 되지 않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를 모르면서 손편지를 한 글자씩 정성 들여 눌러써서 보내는 심정이 과연 어땠을지 잘 상상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