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침반 Apr 06. 2023

마음의 속도

2023.04.05

학부 1학년 기숙사 건물 (2010.09.25)

학부 1학년, 부모님이랑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아버지가 화면을 보시다가 순간 “세상 참 좋아졌다”며 감탄을 하셨다.


80년대 말, 미국에 유학을 처음 가셨던 때가 떠오르셨던 모양이다. 2010년의 스카이프는 요즘 카톡 영상통화보다도 화질이 훨씬 안 좋았지만, 그래도 가끔씩 국제전화를 하던 때랑은 이미 천지차이였다.


이제는 신호만 잡히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얼굴을 보며 연락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멀더라도 여차하면 하루 이틀 안에 가서 직접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좁아진 세상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의 속도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고, 수신 확인도 되지 않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를 모르면서 손편지를 한 글자씩 정성 들여 눌러써서 보내는 심정이 과연 어땠을지 잘 상상이 안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심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