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02
손을 쓸 수 없고 무언가를 해서 좋을 게 없는 상황이라면, 일이 그렇게 된 이유를 정확히 아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사실 뚜렷한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매사에 정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하거나 모든 행위에 분명한 동기가 있지는 않을 테니. 직접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섣부른 호기심은 때로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름의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에 비춰볼 때 그럴만한 이유를 도저히 찾지 못한다고 해서 정말 그 맥락과 사정이 없는 건 아니다. 자신의 삶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타인이 걸어온 길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미루어 짐작을 할 수는 있어도, 그 추측이 진실에 근접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내가 충분히 납득이 되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고 상대방의 평안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차라리 나은 선택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