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3
생각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누구든 언제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는 이 사실들을 이해할 나이도 되었지만, 아직 온전히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것만 같다.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앞세우고 싶고, 여전히 그럴듯한 계획들을 머릿속에 그려낸다.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고민이 아직 부족해서일까.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여러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오로지 자신의 욕심만 맹목적으로 따라간다면 그 관계는 필시 파열된다. 가족과 친구 사이도, 조직과 공동체도, 사회 전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관계들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결국 관계 속에서 길을 찾아야만 한다. 매사에 지나치게 눈치를 봐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상황과 여건이 허락하면 마음이 가는 선택을 하되, 중요한 결정일수록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생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만이 아니라 '우리'를 중요시하는 방향성만 지킬 수 있다면, 잠시 길을 잃게 되더라도 최소한 홀로 남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루시드 폴의 “외줄타기” 중 가사다.
나를 흔들리게 하는 건
나의 무게
나를 얼마나 던져버리면
기분 좋게, 솔직하게
걸을 수 있을까
사실 나는
함께 가고 싶어
우리 어깨 기댄 채로
우리 머리 맞댄 채로
저 하늘 흰 구름 속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그런 곳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