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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2025.06.04

by 나침반
2025.05.23

강요된 설득을 설득이라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존중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의견을 굽히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의견을 무조건 용납할 수는 없다. 타협할 수 없는 가치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매번 자신의 의견으로 타인을 굴복시키려는 태도는 곤란하다. 조금이라도 설득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다.


많은 경우에 설득은 원래 가지고 있던 의견을 뿌리째 뽑는 게 아니라, 의식하지 못했던 맹점을 하나씩 발견하고 채우는 과정에 가깝다.


각자 살아오면서 쌓인 경험의 무게가 가벼울 리 없다. 순식간에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난 맞고 넌 틀렸어’라고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선명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세상 속의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시야가 얼마나 좁은지를 기억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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