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쪽에 서서
끝을 보아야
시작이 온다고들 했다
그래서 나는
끝 쪽에 서 있었다
작은 마음은 뒤에 두고
새 그릇을 꺼냈다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을 들고 와
말없이 내려놓았다
엉켜 있고
풀리지 않은 채
탁했다
나는 묻지 않았다
그저
받았다
그릇은
조용히 금이 갔다
그때
사람들은 말했다
그릇이 별로라고
나는 설명하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무너졌는지도
바닥에 떨어진 조각을
집어 들다
숨이 멎었다
무언가가
볼을 타고 흘렀다
조각 속에는
내 얼굴이 있었다
나는
깨진 그릇을 내려놓고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