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원하는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살아갈 가치도 없는 걸까?
똑같은 질문 똑같은 답.
내 인생인데
왜 다들 진부한 당신들 답에
고개 숙이라 하는지.
당신들이 서둘러 내린 그 답이
내겐 오답이라는데
왜 똑같이 수긍하라고 하는 건지.
내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을 걷고 있을 때,
내 뒤에 숨어
벼랑 끝으로 날 밀어 넣은
장본인들이면서
아닌 척,
날 위하는 척.
그 위선에 실소가 인다.
이번엔 내쪽에서 묻고 싶다.
떠밀리듯 내린 결론으로
살아온 인생이 과연 행복했는지.
당신들 삶을 한하며
내 어깨에 기댄 적 없는지.
인생 별 것 없다며
비자발적 선택에 순응하며 살아온
당신들에게서
안정은 보았을지언정
열정은 보지 못했다.
의지보다는 흐름을 따르는 걸
혹자는 순리라 하더라만
철이 덜 든 나의 순리는
갖은 세상의 시련에도
고집하며 걷는 바로 이 길이다.
살아온 시간이 많아질수록
살아가는 의미도, 오늘의 소중함도
옅어져 간다는
이들에게 말한다.
존재無의 시간이 내게 남긴 건
뜨거운 심장과 단단한 눈이다.
불안한지언정
죽은 심장을 안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그대들 눈에 철없어 보이고 더디 가는 듯 보여도
내 심장은 더없이 뜨겁다.
머뭇하고 있다고 무용한 게 아니다.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소진되는 쓰임이 아닌
존재로서 바로서는 삶을 택한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견디는 시간을 관통하며 내공을 기르고 있는 것뿐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비쳐 죄인이 된 것 같다던
누군가의 말을 귀에 담으며
기죽지 말기를,
자신이 답인 인생을 살기를,
하고 소리 없는 응원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