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답인 삶

by Lunar G

세상이 원하는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살아갈 가치도 없는 걸까?


똑같은 질문 똑같은 답.

내 인생인데

왜 다들 진부한 당신들 답에

고개 숙이라 하는지.


당신들이 서둘러 내린 그 답이

내겐 오답이라는데

왜 똑같이 수긍하라고 하는 건지.


내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을 걷고 있을 때,

내 뒤에 숨어

벼랑 끝으로 날 밀어 넣은

장본인들이면서

아닌 척,

날 위하는 척.

그 위선에 실소가 인다.


이번엔 내쪽에서 묻고 싶다.

떠밀리듯 내린 결론으로

살아온 인생이 과연 행복했는지.

당신들 삶을 한하며

내 어깨에 기댄 적 없는지.


인생 별 것 없다며

비자발적 선택에 순응하며 살아온

당신들에게서

안정은 보았을지언정

열정은 보지 못했다.


의지보다는 흐름을 따르는 걸

혹자는 순리라 하더라만

철이 덜 든 나의 순리는

갖은 세상의 시련에도

고집하며 걷는 바로 이 길이다.


살아온 시간이 많아질수록

살아가는 의미도, 오늘의 소중함도

옅어져 간다는

이들에게 말한다.


존재無의 시간이 내게 남긴 건

뜨거운 심장과 단단한 눈이다.

불안한지언정

죽은 심장을 안고 사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그대들 눈에 철없어 보이고 더디 가는 듯 보여도

내 심장은 더없이 뜨겁다.


머뭇하고 있다고 무용한 게 아니다.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소진되는 쓰임이 아닌

존재로서 바로서는 삶을 택한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견디는 시간을 관통하며 내공을 기르고 있는 것뿐이다.


Fosdinovo _Cesare Di Liborio.jpg Fosdinovo _Cesare Di Liborio

아무것도 안 하는 듯 비쳐 죄인이 된 것 같다던

누군가의 말을 귀에 담으며

기죽지 말기를,
자신이 답인 인생을 살기를,

하고 소리 없는 응원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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