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by Lunar G

평생 내쳐졌는데

이 내쳐짐은 매번 낯설다.


번번이 거절당하다 보니

내 생은 애초에 안 되도록 정해진 건가,

뭘 해도 안 되는 건가 하는,

절망의 끝을 향해가게 된다.


안 되겠다,

이제 그만 하자.

숨이 끊어질 듯 노력해도

답을 주지 않는 인생을 붙들고

‘인간’ 답게 살기 위해 애쓰는 일.


작년까지는 부딪혀보기라도 하자 싶었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못하겠다.

아니, 하고 싶지가 않다.


잠 줄여가며 사는 일

끼니 잊어가며 사는 일

두뇌가 타도록 머리 쓰는 일

무엇보다,

잘 살아보자며

뭐가 잘 사는 건지도 모르면서

참고 사는 일,

이젠 정말 못하겠다.


Anna Magnani by Philippe Halsman, 1951.jpg

Anna Magnani by Philippe Halsman, 1951


뭘 그렇게 대단한 걸 이룰 거라고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에 잠을 설치고

괜찮아질 거라며 괜찮지 않은 가슴을 다독이는 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이 상황에선

의미 없는 일 같다.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하는

진퇴양난 속에서 그래도 내일은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고 꿈꾸는 일

그게 얼마나 무의미한 것이었던지 이젠 알 것도 같다.


장자의 한 구절처럼 어쩌면,

훌륭한 일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병폐의 시초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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